[프로야구]『무더위와의 전쟁』…각구단 「비방」동원

  • 입력 1997년 6월 18일 20시 07분


가만히 앉아 있어도 속옷에 땀이 배어드는 불볕더위.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무더위는 반갑지 않은 손님. 비축해 놓은 체력이 바닥나 부상이나 슬럼프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법. 프로야구 구단들이 「무더위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삼성은 생맥산, 명문동 구기자 인삼 감초 등을 넣어 팩으로 만든 한방 음료수를 선수들이 물대신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약간 신맛이 나는 이 음료수는 갈증해소와 피로회복에 그만이라는 것. 보통 일주일을 버티려면 5백여개의 팩이 필요한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수백만원에 이른다는 게 팀 관계자의 얘기다. 삼성은 또 경기전 간단히 배를 채우기 위해 먹던 우동 김밥 등의 식단도 메밀국수 과일 화채 미숫가루 등 여름철 메뉴로 재빨리 바꿨다. 현대는 개소주를 주문, 언제든지 선수들이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라커룸 냉장고에 채워놓았다. 또 적절한 시기에 선수들을 용인 사슴농장으로 데려가 지난해 톡톡히 효험을 봤던 사슴피를 즉석에서 마시게 할 계획이다. 쌍방울은 해마다 여름철이면 선수들에게 붕어즙을 제공한다. 붕어즙은 싱싱한 붕어에 몸에 좋다는 각종 한약재를 함께 넣고 고아낸 것으로 최근 1백봉을 만들어 1군선수들에게 나눠줬다. 또 경기중에는 인삼과 꿀을 섞어 만든 음료를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LG는 이미 무더위가 시작되기전 10여가지의 한약재가 들어간 「십전대보탕」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주었다. 또 해태는 선수들에게 보약을 지어주는 대신 1군 선수들의 「몸보신」을 위해 1인당 60만∼8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이와 함께 「많이 먹어야 잘 뛴다」는 김응룡감독의 지론에 따라 야간 경기후에 고기를 위주로한 저녁식사 외에도 국수류의 밤참까지 꼬박꼬박 챙겨 먹이고 있다. 〈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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