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곽종상/학대받는 노인없게 「부모부양법」만들자

  • 입력 1997년 6월 18일 07시 54분


서울의 한 경로당에 나오는 할머니 30여분 중에서 자녀들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고있는 분은 몇 안되고 대부분은 박대와 구박 속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아들이 못모시겠다고 하자 딸이 얼마간 모시다가 다시 아들 집으로 보내자 며느리가 거절하는 바람에 갈곳이 없다는 보도도 있었다. 나는 64세로서 자녀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부부가 오붓하게 살다가 석달 전부터 80고령의 누님을 봉양하게 되었다. 아들 둘이 잘살고 사회적 지위도 꽤 높건만 한평생 바느질만 해온 그 어머니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서로 미루었다. 『작은 아들 집으로 가라』 『왜 일을 거들어줄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일 못한다고 몰아내느냐』 두집에서 서로 안모시려고 해 우리와 함께 사시게 된 것이다. 자식들이 노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데 대해 무슨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부모 부양법」이라도 만들어서 예컨대 집에서 편안히 모시는 사람한테는 그만한 혜택을 주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부양비를 내게해 국가가 이돈으로 양로원을 많이 짓도록 하면 어떨까. 흔히 부모를 양로원에 보내는 것은 체면손상이라며 기피하면서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못한 박대를 하는 예가 허다하다. 노부모 봉양대책이 절실하다. 곽종상(대구 남구 대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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