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팔순에 철인경기 뛰는 고양시 이덕규씨

  • 입력 1997년 6월 11일 09시 52분


『내년에 마지막으로 철인3종경기에 한번 더 도전해 볼 생각이야』 세계마라톤과 철인경기대회 노인부에서 여러차례 우승해 「강철노인」으로 불리는 李德奎(이덕규·80·경기 고양시 일산구 탄현마을)옹은 팔순에도 내년 은퇴경기를 위해 운동을 쉬지 않고 있다. 그는 55세이던 지난 72년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업에 실패하고 우울증에 당뇨병이 겹쳐 살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였다. 그를 치료했던 의사가 달리기를 권했다. 아침마다 달리다보니 요령이 생겨 점점 거리를 늘렸다. 매일 10㎞이상을 달릴 수 있게 되자 마라톤대회에 나가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83년 처음 출전한 노인마라톤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 85년 일본 후지산 국제노인마라톤대회와 86년 미국 샌디에이고 세계노장마라톤대회에서 거푸 우승을 차지했다. 욕심이 더 커진 이옹은 지난 90년부터 철인3종경기에 도전했다. 지난 95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세계철인 3종경기 75세이상부에서 1등을 거머쥐어 드디어 「강철노인」의 반열에 올랐다. 평양이 고향인 그의 다음 목표는 북한 노장축구팀과 친선경기를 갖는 것. 중국 조선족을 통해 자신이 단장으로 있는 「현대노장축구팀」과 북한 노장축구팀간의 친선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남북한 노장팀간의 경기가 이루어지면 남북한 초등학생간의 경기를 추진하는 것이 그의 마지막 꿈이다. 이옹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신의주 쯤에서 우리 남북한 초등학생들이 축구경기를 한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가슴 뜨겁고 신명나는 일이야』라고 말했다. 〈고양〓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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