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현장]30년 북한산지기 이영구씨 「산장」재개장

  • 입력 1997년 6월 10일 10시 13분


「북한산 터줏대감」 李永九(이영구·66)씨가 3대째 운영해온 백운산장이 지난 92년 화재로 소실된지 5년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인 백운산장은 북한산 등반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 지난 92년 6월 한 등반객이 가스버너를 잘못 다뤄 폭발하는 바람에 불에 탄 이 산장은 그동안 천막을 쳐놓고 버텨오다 지난해 11월부터 개축공사를 벌여 지난 4월말 완공됐다. 백운산장의 재탄생에는 「북한산 명물」을 살리려는 한국산악회 대학산악연맹 서울시산악연맹 회원들의 의지와 도움이 컸다. 산악인들은 지난달 27일 현판식 겸 자축연을 가졌다. 백운산장 현판은 산을 좋아하는 체육계의 원로 孫基禎(손기정)옹이 썼다. 이번에 새로 지어진 백운산장은 불에 타고 남은 1층 석조벽을 살리고 2층에 통나무로 지은 대피소를 새로 마련, 60여명에게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개축 이전의 백운산장은 단층건물로 임시휴게소 역할만 했다. 백운산장은 북한산내 4개 산장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아 지난 70년과 83년 인수봉 조난사고때 구조본부 역할을 했고 북한산 도봉산 산악구조대 탄생의 요람이 되기도 했다. 산장지기는 이씨가 다시 맡았다. 이씨는 15세 때부터 이곳에 살다가 지난 60년 백운산장을 짓고 30여년동안 산악인의 집을 운영해온 북한산의 산 증인. 그는 『1920년대부터 조부께서 일해온 산장을 다시 열게 돼 기쁘다』며 『산사나이들의 사랑방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50여평 규모의 백운산장에는 대피소 외에 매점과 휴게소도 설치됐다. 02―904―0909, 905―0909 〈고양〓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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