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SI업체,같은 그룹 계열사끼리 불꽃경쟁

  • 입력 1997년 6월 5일 09시 48분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얄밉다」. 삼성 LG 대우 현대 등 대기업의 계열사로 있는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한 목소리로 털어놓는 얘기다. LG―EDS시스템과 LG소프트. 두 회사는 최근 국방부가 추진중인 5천억원 규모의 전산망 수주 입찰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사 모두 LG그룹의 계열사이지만 정보시스템 수주 경쟁에 있어서는 각자 회사의 이익이 더 중요한 것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가 오랫동안 지속됨에 따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방부 전산프로젝트 수주에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회장실에서도 두 회사의 과열된 경쟁을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는 거두지 못한 형편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영업사원들은 고객사 유치를 위해 밖에서 뛸 때 가장 많이 부닥치는 경쟁사는 다름아닌 형제회사인 대우통신이라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대우통신의 한 관계자는 『SI 매출면에서도 대우통신이 앞서고 있는 만큼 SI분야에서는 대우통신이 앞섰다』고 오히려 반발한다. SI산업의 원조는 서로 자기 회사라고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도 사정은 마찬가지. 양사 간부간에는 업무 조정이 되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종종 마찰이 일어난다.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한 SI분야에서 영업사원들은 전산망 수주를 가로채거나 상대편 고객사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삼성그룹은 몇 차례 조정을 했지만 아직도 실무자들끼리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현대그룹은 이런 문제로 인해 지난해 현대전자의 SI와 인터넷 담당 사업팀 3백50명을 현대정보기술로 이전했다. 그러나 체신 금융 분야의 SI사업팀은 현대전자에 그대로 남아 있다. SI업계 전문가들은 『회사간에 원칙을 정해놓았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계열사간에 정보통신 회사들이 한 회사로 통합되지 않는한 어쩔 수 없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김종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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