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바라보는 택시기사 李種洌(이종렬·59·서울 송파구 방이2동)씨는 핸들을 잡고도 틈만 나면 넓고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서울의 대기오염이 심하다지만 그에게 하늘은 아늑하고 고마운 「또하나의 천국」이다. 노익장 스카이다이버인 그는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두번이상은 하늘에 몸을 맡긴다.
그는 지난 62년 공군사병으로 입대한 후 특수요원으로 뽑혀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했다.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며 쏜살같이 공중낙하를 하고 나니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월남파병에서 돌아온 그는 지난 71년 10월말 전역할 때까지 공중낙하를 계속하며 하늘에 정을 붙였다.제대 후 먹고 살기 위해 뛰느라 한동안 하늘을 잊고 살았으나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본 뒤 다시 「하늘 상사병」에 걸렸다.
『잠실 주경기장을 수놓은 공수특전사요원들의 하늘꽃을 보고 있노라니 한동안 잊었던 공중낙하의 추억에 가슴이 설레더군요』
이씨는 그날로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를 찾았고 그뒤로 지금까지 1천회이상을 낙하했다. 하늘과 많은 동료를 다시 찾은 셈이었다.
이씨는 오는 8일 서울 미사리조정경기장에서 있을 「제4회 스카이다이빙선수권대회」에서 40대이상 하늘친구 7명이 모인 「팝스(pops)」 팀의 리더로 참가한다.
〈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