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愼達子(신달자·평택대교수)씨가 자신의 고달팠던 청춘을 남김없이 털어놓은 수필집 「고백」을 문학수첩에서 출간했다. 시집 「아가(아가)」 수필집「백치애인」 등에서 가슴앓는 사랑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아온 신씨는 이 수필집에서 직설법으로 자기 삶을 낱낱이 고백했다.
신씨는 남편인 沈鉉成(심현성)전 숙명여대경상대학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집을 팔아야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모직천을 파는 보따리 장수가 돼 아는 얼굴들을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하나만 팔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놓았다.
「빛깔과 질을 따지는 이들을 만나면 낯이 달아올랐다. 퇴짜를 맞은 후엔 행상 보따리를 욕조 물에 담그고 흐느끼곤 했다」.
신 씨 는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라는 글을 통해서는 어린 딸이 사온 계란 봉지에 쓰인 글을 읽고 역경을 딛고 설 힘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누구의 글인지도 몰랐다. 「당신이 인생을 포기하는 만큼 당신 자녀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나는 그 한마디에 무릎을 꿇고 딸이 사온 다섯개의 계란을 모두 먹었다』
신씨는 어머니의 지독한 남아선호사상, 쓰러져 누운 팔순 시어머니를 간병하며 느꼈던 애증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놓고 있다.
신씨는 『화려하고 팔자좋은 사람으로만 보이기 싫어 이런 고백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