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통행료 지불에 소요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할인 혜택도 받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카드를 이용한다.
얼마전 바쁜 일로 지방에 내려간 적이 있다. 톨게이트에 도착, 약속시간 내에 목적지에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다 근무자에게 제시한 카드를 그만 되돌려 받지 않고 통과했다. 그 카드는 10만원짜리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었다. 얼마 뒤 다시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다 카드를 분실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고속도로 통행카드는 소유자에 대한 아무런 표시도 없어 현금과 같기 때문에 잃어버리면 찾을 길이 없다. 그것을 찾으려는 것은 시간낭비고 괜히 바보 취급만 당할 것 같아 포기하고 다시 새카드를 구입했다.
그런데 어느날 한국도로공사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뜯어보았더니 뜻밖에도 지난번에 잃어버린 카드가 들어있는 게 아닌가. 각박한 세상에 아무 표시도 없는 카드가 주인에게 다시 되돌아 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봉투에 적힌 한국도로공사 안산지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당시 근무자가 내 차량의 번호를 적었고 차적을 조회, 주소를 알아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일을 한달에 수십건씩 처리하고 있다는 말에 더욱 고마움을 느꼈다.
박소민(서울 강남구 개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