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좌타자 요리법」 익혀라

  • 입력 1997년 5월 29일 19시 56분


「왼손투수는 왼손타자에 강하다」는 게 야구의 일반론. 이를 뒤집으면 「오른손투수는 왼손타자에 약하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이 논리가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박찬호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올시즌 「확실한 선발 굳히기」를 꿈꾸고 있는 박찬호의 눈앞에 떨어진 숙제는 바로 「왼손타자 요리법」. 박찬호는 종합적인 기록만 놓고 보면 일단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11경기에 나와 3승2패를 기록하면서 안타는 36개만 맞았다. 피안타를 타수(1백85)로 나눈 피안타율이 0.195. 타자 1백명이 나오면 19.5명밖에 안타를 뽑지 못할만큼 「짠물투수」가 됐다는 이야기다. 또 53.1이닝동안 18자책점만 허용, 방어율도 3.04로 수준급. 그러나 왼손타자만 놓고 보면 전혀 딴판이다. 36개의 안타중 왼손타자에게 맞은 것이 19개. 한팀의 라인업 9명 가운데 왼손타자가 많아야 3, 4명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숫자다. 또 홈런은 8개중 4개를 왼손타자에게 맞았다. 박찬호가 왼손타자에게 약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 우선 왼손타자가 치기 거북한 커브의 제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박찬호의 주무기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그러나 왼손타자는 자기 몸쪽으로 휘어드는 슬라이더는 끝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치기가 쉽다. 따라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 또 하나의 이유는 왼손타자에 대한 경험부족.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거로 뛰면서 이따금 중간계투요원으로만 나와 왼손타자와 겨뤄 볼 기회가 적었다. 따라서 왼손타자가 물고 늘어지면 쉽게 지쳐버린다. 야구해설가 하일성씨는 『우선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투구패턴을 다양하게 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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