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설악산 들고양이 큰 증가…다람쥐-조류등 수난

  • 입력 1997년 5월 29일 09시 08분


국립공원 설악산에 최근 다람쥐 청설모 등이 급격히 사라지며 생태계 교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설악산 산악구조대 朴永圭(박영규·49)대장에 따르면 『5년전만 해도 설악산 비선대와 흔들바위쪽 산책로를 등반할 때 다람쥐나 청설모를 15마리 정도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한 두 마리도 보기 힘들다』며 『급격히 늘어난 들고양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들고양이는 낮에 나무구멍속에 들어가 있다 밤중에 쏘다니는데 먹을 것이 없어지자 다람쥐 등 작은 동물을 마구 잡아먹고 있다』며 설악산 생태계의 파괴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들고양이는 현재 북한산 등지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설악산에서는 아직 생태계를 파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밀실태 파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에서 들고양이 문제가 처음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지난 95년7월경. 당시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설악산 등 각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국립공원 자연생태계 보호 종합계획」을 하달하며 들고양이 등 유해동물을 잡아 없애라고 지시했다. 이 계획서는 최근 집고양이가 야생화, 국립공원에 서식하면서 다람쥐 뱀 개구리와 각종 조류 등을 대량으로 섭식하고 있으며 심지어 산토끼도 잡아먹고 있다고 밝혔다. 들고양이는 7,8마리씩 새끼를 낳는 등 번식력이 강해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최근 국립공원마다 수백에서 수천마리씩 서식, 야생동물을 잡아먹고 있다. 국립공원 관계자들이 고심하는 문제는 이들 들고양이의 제거방법. 총으로 잡을 수도 없고 다른 동물의 희생이 우려돼 덫으로 잡기도 곤란하다.약물을 쓰기는 더더욱 어려운 입장. 국립공원관리공단 金烘珉(김홍민·52)환경보전과장은 『지난 1월 북한산 국립공원에 있는 들고양이를 제거하기 위해 틀을 설치하려다 잔인하다고 항의하는 동물보호협회 등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제거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속초〓경인수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