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길도]부용동-세연정서 윤선도의 풍류-멋 음미

  • 입력 1997년 5월 29일 07시 56분


부용동정원
부용동정원
「마름잎이 바람나니 봉창이 서늘하네 돛달아라 돛달아라 여름바람 정할소냐 가는대로 배 시켜라…」. 고산 윤선도(1587∼1671년)가 쓴 어부사시사의 여름 대목중 하나다. 고산은 조선조 중엽 시가문학을 꽃 피운 선비. 그가 은둔생활을 하면서 쓴 시가중 대표작이랄 만한 「어부사시사」는 보길도(전남완도군)에서 태어났다. 완도 남서쪽 18.3㎞의 보길도. 완도항에서 뱃길로는 1시간20분 거리다. 보길도 가는 길의 남해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무리져 경치도 좋다. 보길도의 제1명소는 부용동. 고산이 심혈을 기울여 꾸민 아름다운 정원이다. 적자봉 산기슭에는 낙서재가, 수음에 괴석이 흩어진 건너 산허리에는 동천석실을 지어 차(茶)를 즐겼다. 부용동 입구에는 계곡물을 막아 호수를 만들고 세연정을 세웠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점점이 드러난 세연지의 자연적인 곡선미와 축대로 둘린 회수담의 인공미가 잘 어울린다. 고산 유적지를 구경하고 나면 멋들어진 해수욕장이 기다린다. 섬 남쪽의 예송리해수욕장은 천연기념물 제40호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새알만한 조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 압권이다. 반달모양의 해안 깊숙이 자리한 중리해수욕장은 예송리와는 달리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보길도의 절경을 보려면 서남쪽 바닷가 마을 보옥리로 가야 한다. 송곳같이 뾰족한 모양의 보죽산 정상에 오르면 맑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가 보이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파도가 부딪히는 모습이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 가는 길 ▼ 보길도행 선편은 하루 5회. 완도항에서 보길도 청별리간은 오전 8시가 첫배로 오전 10시, 낮 12시, 오후 2시, 5시20분. 성수기인 7,8월에는 3회 증편된다. 요금(편도)은 어른 6천7백원, 중고생 이하 5천5백원이며 승용차를 선적할 경우 1만8천원. 진도운수 0633―54―4586 〈신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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