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언론에 보도되는 여론조사나 논조는 과거가 그립다는 식이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중 박정희씨가 가장 존경할 인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한 신문은 박정권하에서 비서실장을 지낸이의 회고록을 실으며 칼럼을 통해 박정희시대를 미화하고 있다. 며칠전 또 다른 신문의 정치부장은 칼럼을 통해 88년 올림픽 때까지는 나라가 잘돼 왔다고 했다. 민심을 계도해야 할 언론의 정서가 이렇다면 이 나라가 정말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염려스럽다.
5.16 같은 쿠데타가 다시 일어나서 헌법을 중지, 국회를 해산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해야 좋단 말인가. 언론을 정보부의 통제하에 두어 권력주변의 비리는 감쪽같이 덮어버리고 긴급조치를 발동, 반정부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찬성만을 강요하던 그 시대로 정말 돌아가고 싶단 뜻인가. 체제에 반대하는 자들은 불순분자들이니 정보부 남산분실을 다시 부활시켜 무자비하게 고문하자는 속셈인가.
군사독재 30년은 불법한 권력에 대한 통분의 세월이었다. 오늘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은 것이 아니다. 자유는 지킬 수 있는 자의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의 남용이 아니라 자중자애함이요 권리못지않게 책임의 중요함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다.
박영모(경기 수원시 동수원감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