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화가」. 무지개를 즐겨 그리는 강정완화백(64)을 프랑스 화단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20여년간 파리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서울전을 갖는다. 28일∼6월15일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02―734―0458).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색깔은 없어요. 동심을 느끼게 하구요. 나이들수록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이번 전시작품은 모두 25점. 이중 8점에 무지개가 들어 있다.
빛과 색이 특징인 그의 작품들은 수성물감처럼 번지면서 마치 칠보공예의 찬란한 광물질 색상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움을 창출한다.
지난 75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그는 이듬해인 76년 파리로 떠났다. 「평온하고 신비로운 빛과 색, 그리고 환상적 기법」(르피가로지) 「눈부신 색깔과 영혼의 약동」(르몽드지). 프랑스 언론들은 그의 작품을 이같이 평했다.
강화백은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은 형태도 없고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사랑』이라며 『이를 어떻게 형상화할까로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민끝에 일단 뭔가 떠오르면 제목부터 정한다. 그런 다음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분방한 필치로 거리낌없이 화면을 누빈다.
『얼마 전 어떤 호텔에 걸려 있는 제 그림을 보니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었어요. 나이먹으니 이제야 그림이 뭔가를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선 하루라도 붓을 안들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