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패전…패전…』 고개숙인 에이스투수들

  • 입력 1997년 5월 12일 20시 17분


현대 정민태
현대 정민태
「고개숙인 에이스들」. 일부 프로야구팀들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들의 뜻밖의 부진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꼬박꼬박 승수를 챙기기에 바빠야 할 이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패전을 거듭, 팀 성적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제공을 하고 있기 때문. 이들이 고개를 숙인 이유는 크게 봐서 두가지. 잘 던지고도 타선의 침묵으로 애만 태우는 투수들이 있는가 하면 실제로 공의 무게가 현저히 떨어져 별도 처방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전자에 해당되는 투수는 현대 정민태와 한화 정민철. 정민태는 지난 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2안타로 완투하며 삼진을 8개나 뺏는 멋진 투구를 했다. 그러나 그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와는 상관없이 「가뭄에 콩나듯」 터지는 동료타자들의 힘빠진 방망이 때문에 패전투수가 돼야 했다.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 선발승 뒤 3연패. 정민태는 당초 시속 1백45㎞대의 빠른 공과 시속 80㎞로 뚝 떨어지는 슬로커브 등으로 올시즌 20승도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팀의 추락과 함께 10승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민철도 마찬가지. 11일 삼성전에서 올시즌 한경기 최다 탈삼진기록(12개)을 세웠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의 「불운」은 득점기회때마다 「헛물만 켜는」 타자들 때문. 팀타율은 0.268로 3위의 수준이지만 득점은 7위(91개)로 타격의 응집력이 시급한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 김상엽과 OB 김상진, 롯데 염종석은 후자의 전형적인 예. 이들은 지난날 빠른공은 이미 찾아볼 수가 없고 그저 그런 공만 뿌려대고 있다. 강속구로 정면승부를 걸기는커녕 위력도 없는 변화구로 도망가기에 급급한 투구로 헤매고 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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