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충돌시험-설계등 「슈퍼컴」활용…제작비 절감

  • 입력 1997년 5월 10일 09시 49분


자동차업계에 슈퍼컴퓨터 돌풍이 일고 있다.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충돌시험과 구조변경 설계 등에 다각적으로 활용되면서 안전성을 높이고 비용을 크게 절감, 각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안전성은 한대에 수억원씩 하는 시작차(試作車)를 만들어 직접 부딪쳐보는 방식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초능적 계산능력을 갖춘 슈퍼컴이 도입되면서 현실의 충돌시험이 가상시험(시뮬레이션)으로 대체되고 있다. 자동차개발에 슈퍼컴을 처음 활용한 국내기업은 현대자동차. 현대는 지난 93년 자동차업계 최초로 슈퍼컴을 도입, 슈퍼컴에 의한 안전성 연구를 선도했다. 현대는 이어 지난해 5월 이보다 성능이 우수한 슈퍼컴 1대를 추가도입하는 등 자체연구 능력을 보강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94년 슈퍼컴을 도입해 한발 늦은 편. 그러나 지난해 2월 국내 자동차업계로는 최고성능인 슈퍼컴 1대를 추가로 확보해 모두 3대의 슈퍼컴을 가동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연구소 홍석길박사는 『슈퍼컴을 이용할 경우 신차 충돌시험을 한번 벌이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20여시간에 불과, 시작차에 비해 다양한 충돌시험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는 지난95년 슈퍼컴을 도입했으나 보다 정밀한 충돌시험을 위해 국내 최고성능인 시스템공학연구소(SERI)의 슈퍼컴을 연간 1만시간 정도 빌려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우는 지난 한햇동안 30∼40대의 시작차 제작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자동차연구소 차량해석실 이명식이사는 『충돌시험에서 시작차를 이용하는 경우와 슈퍼컴으로 가상 충돌시험을 벌이는 경우가 현재 7대3 비율』이라며 『그러나 슈퍼컴의 성능이 개선됨에 따라 이 비율은 앞으로 1,2년사이 역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자동차는 SERI의 슈퍼컴을 사용해오다 지난95년 자체 슈퍼컴을 확보하며 슈퍼컴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 김정원수석연구원은 『충돌해석을 많이 할수록 차량의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슈퍼컴은 특히 차체의 재질을 바꾸지 않고도 구조를 변형,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게 해 비용절감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초 상용차를 내놓을 삼성자동차도 이미 슈퍼컴 1대를 도입, 충돌해석 시험을 벌이고 있다. SERI의 양영규박사는 『가격이 60억∼70억원에 달했던 슈퍼컴 가격이 최근 20억원까지 크게 낮아지면서 자동차업계를 포함한 각종 제조업체의 활용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수묵 기자〉 ▼ 슈퍼컴퓨터란 ▼ 슈퍼컴퓨터는 초고속 대용량의 과학기술 계산을 위해 개발된 컴퓨터. 천변만화(千變萬化)의 기상예보나 회로설계 암호문처리 유전자분석 등 일반컴퓨터로는 계산이 어려운 부문에 주로 활용된다. 계산능력은 보통 초당 5천만∼1억5천만회 이상의 명령어실행이 가능해야 슈퍼컴으로 불린다. 70년대초 상용화돼 현재 미국의 SGI CDC IBM 등과 일본의 후지쓰 등이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 계산뿐 아니라 각종 산업분야에 슈퍼컴을 응용하기 위한 하이퍼포먼스 컴퓨팅(HPC)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등 통신망에도 도입해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88년 시스템공학센터가 슈퍼컴을 처음 도입했으며 현재 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 40여대가 보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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