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부. 생각만해도 가슴이 떨린다. 화사한 햇빛에 반사된 새하얀 드레스, 그리고 그에 화답하는 화사한 미소. 그런 예쁜 신부들이 가득한 허니문여행 그룹은 미혼인 나에게 부러움의 연속이다.
허니문그룹을 이끌 때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신경이 예민한 신부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고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신혼부부가 낀 일반 그룹을 안내해 푸케트에 갔을 때다. 신혼부부팀이 몹시 화가 나 전화를 걸어왔다. 침대가 더블베드가 아니라 따로 떨어진 트윈베드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렇다고 첫날밤이 지장을 받을까…」라며 느긋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들의 반응은 그게 아니었다. 뒤늦게 엄청난 실수를 반성하고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날 밤 호텔에는 비어있는 더블베드룸이 없었다. 나도, 신혼부부도 모두 초조해졌다. 나는 잠 잘 시간을, 신혼부부는 추억 만들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궁즉통―궁하면 통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트윈베드를 맞붙여 더블베드로 만든 것이다. 그제서야 신혼부부의 양미간이 펴졌다. 신혼부부 잠자리까지 봐주고 나니 피로가 엄습했다. 그러나 웬일일까. 잠이 오질 않았다. 괜한 외로움이 이불 속을 파고 엄습한 탓이다.
그간 경험으로 나름대로의 수칙을 정해두었다. 모닝콜은 반드시 두번이상 넣도록 할 것. 그리고 아침식사에 늦더라도 절대 방으로는 찾아가지 말 것. 이유는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송진선(투어 컨덕터·NTA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