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美콜로라도]윤재천/거세게 부는「일본바람」

  • 입력 1997년 4월 25일 08시 22분


콜로라도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내륙지방이다. 주의 면적이 남한의 약 3배나 되지만 인구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야말로 천지가 온통 땅인 그런 곳이다. 이곳에는 한국 일본 중국인을 포함해 동양계가 전체 인구의 약 3%에 불과하지만 요즈음 3개 국가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본이 관심의 주 대상인데 콜로라도 기업들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가장 많이 사는 나라가 일본이니 그 관심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이곳에서도 길거리를 달리는 승용차 3대 중 1대가 일본산일 정도로 일본 자동차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승용차가 소형 위주였으나 이제는 아니다. 도요타에서 만드는 렉서스는 독일의 벤츠, 미국의 링컨과 같은 수준의 고급차 반열에 올라 렉서스를 타는 것이 하나의 자랑거리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일본이 고급제품 생산국가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자동차뿐만 아니라 가전제품도 고급품은 일본산만을 찾는다. 과거 화려한 브랜드 명성을 날리던 RCA GE 제니스 등이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보다 20∼30% 싸게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품뿐만 아니라 일본의 문화까지도 미국 국민들의 생활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생선을 날것으로 먹지 않던 백인들이 이제는 건강식이라며 값비싼 생선회를 먹기 위해 일본식당에 줄지어 서 있고 미국인에게 생소하기만 한 일본문화 공연이 개막 1주일 전에 표가 매진될 정도다. 일본에 못지않은 나라가 중국이다. 얼마 전 중국 진시황제전이 열려 약 44만명이 관람했는데 이곳 도시인구가 2백10만명임을 고려할 때 5명 중 1명은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동양권 국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5월 중순 우리의 대한항공이 이곳에 처음 취항할 예정이다. 이 비행기에 한국의 수출상품과 문화가 가득 채워져 현지에 도착하기를 기대해본다. 윤재천(덴버무역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