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권노갑의원 「고자세 증언」…항의 빗발

  • 입력 1997년 4월 17일 07시 55분


국민회의가 15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權魯甲(권노갑)의원의 「고자세 증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민회의 당사에는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이고 16일까지도 권의원의 답변자세를 꾸짖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특히 권의원이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떳떳한 정치자금』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청문회 내내 큰 소리친 데 대해 많은 시민들이 『뭘 잘했다고 큰소리냐』『자숙하라』고 항의해왔다. 16일 오전 鄭東泳(정동영)대변인도 직접 항의전화를 받고 『당 차원의 증언이 아니라 권의원 개인의 증언』이라고 설명하며 쩔쩔매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당직자들은 『권의원이 좀 심했다.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했어야 했다』고 논평했다.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도 대부분 『실패한 증언』 『당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는 이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청문회가 있기 전에 서울구치소로 일부 의원을 보내 「당당」 「떳떳」 「떡값」이라는 3개 단어는 절대 입밖에 내지 말도록 신신당부를 하기까지 했으나 권의원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후문. 한 초선의원은 『아무리 떳떳하다고 해도 텔레비전은 실체적 진실보다 이미지가 우선한다』며 『권의원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동정을 얻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국민회의측은 특히 「金大中(김대중)총재의 분신」 「당내 실질적인 제2인자」 「동교동의 맏형」 등으로 비유되는 권의원이 국민정서에 반하는 증언태도로 일관함으로써 「반DJ감정」을 더욱 심화시켰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선 표가 많이 날아갔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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