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허재 『정규리그 부진 PO서 씻겠다』

  • 입력 1997년 4월 14일 20시 12분


허재(32·부산 기아엔터프라이즈)가 달라졌다. 전체 40분가운데 36분을 뛰며 3점슛 6개 등 33점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 지난 13일 대구 동양오리온스와의 준결승 1차전에서 보여준 허재의 활약은 괄목할 만했다. 특히 경기종료 2분여를 남기면서부터 6점을 내리 퍼부어 동점으로 따라붙은 것은 위기에 강한 그의 진가를 드러내보이기에 충분했다. 기아의 최인선감독이 이날 패배에도 불구, 얼굴이 밝았던 것은 이때문이다. 이같은 활약은 예상치 못했던 일. 어시스트(4위)와 가로채기(16위)를 뺀 공격전부문에 걸쳐 랭킹 20위권에 하나도 진입하지 못했을 정도로 정규리그에서 그의 활약은 미미했다. 경기당 득점도 15.8점으로 팀내에서조차 4위. 「농구천재」로 불렸던 그로서는 사실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때문에 그는 정규리그 내내 찬밥신세였다. 후배 강동희가 팀플레이를 리드하는 포인트가드로 눈부신 활약을 해내고 포워드 김영만이 외곽슛과 골밑돌파를 전담하는 슈터로 자리를 굳히는 것을 그는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했다. 그래도 그는 『오랫동안 연습을 하지못해 경기감각을 찾지 못했을뿐』이라며 『플레이오프에 가서는 감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이날 「농구천재」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허재의 변신은 용병들의 기세에 눌린 한국농구의 자존심회복을 위해서도, 원년우승을 노리는 기아의 순조로운 목표달성을 위해서도 주목할 만하다. 〈대구〓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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