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교실/호두까기 식도]가슴에 통증…술 담배 피해야

  • 입력 1997년 4월 8일 08시 27분


K씨(52)는 10여년전부터 1년에 몇차례씩 앞가슴에 죄는 듯한 통증을 느껴 그때마다 병원신세를 졌다. 병명은 협심증이라고 했다. 3,4일 치료하면 좋아졌다. 그는 이번에도 사업관계로 심하게 신경을 쓴 후 같은 통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심장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식도의 이상 수축운동에서 비롯된 호두까기식도가 그 원인이었다. 흉통의 원인을 대부분 심장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검사를 해봐도 그 원인을 못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식도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식도질환에 따른 흉통은 △통증이 수시간 지속되고 △신체의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고 흉골 아래서만 계속되며 △식사를 하면 통증이 생기고 △제산제를 먹으면 사라지며 △통증과 함께 가슴앓이가 온다. 그러나 증상만으로는 심장성 흉통과 구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식도 통증의 메커니즘은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산이나 담즙의 자극 및 식도의 운동이상이 통증을 부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그 가운데 식도운동의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는 식도 전체가 굳어져 통증이 오는 미만성 식도 경련증과 호두까기식도가 있다. 우리가 거꾸로 서서 음식물을 먹어도 음식물은 위로 전달된다. 즉 식도는 규칙적인 수축작용을 해서 위장의 내용물이 역류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와 같은 수축작용을 연동운동이라 한다. 이 연동운동은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것과 관계없이 규칙적이다. 그러나 때로는 격렬하게 나타나 흉통을 일으킬 때 이를 호두까기식도라고 한다. 이 연동운동이 불규칙적으로 발생하여 가슴에 통증을 일으킬 때 미만성 식도 경련이라고 한다. 호두까기식도라는 이름은 식도에 호두를 넣으면 깨질 정도로 강한 수축작용을 한다고 해서 지어졌다는 설도 있고 식도 운동성 검사시 그 파형이 꼭 호두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졌다고도 한다. 이들 질환의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정신적 스트레스나 소음 불안 등 정서장애가 있을 때 흉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신적 긴장과 이들 질환이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치료의 첫걸음은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환자들은 대부분 심장에 몹쓸병이 생겨 심장마비가 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여 이 병원 저 병원을 찾게 된다. 병에 대한 공포가 식도경련을 더욱 자주 일으키게 된다. 식도에 자극이 되는 차거나 뜨거운 음식, 향신료 술 담배를 피하고 다양한 취미생활로 일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식도 경련의 예방책이 된다. 02―341―2100 이종철(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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