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

  • 입력 1997년 3월 31일 09시 09분


[윤경은 기자] 주부 성미령씨(35·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아파트 베란다에는 과일껍질, 계란껍데기, 채소 다듬은 것 등이 늘 널려있다. 감자나 채소는 흙묻은 채로 다듬고 나서 물로 씻는 게 습관이 됐다. 성씨는 작년 9월부터 여성민우회 동북지회의 「음식물 생쓰레기 퇴비화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각 가정에서 조리 전에 손질한 음식쓰레기를 한데 모은 뒤 유기농가로 보내 양질의 퇴비로 만드는 것. 『그냥 버려질 쓰레기가 유용하게 쓰이는 데다 봉투에 담아내는 쓰레기양이 많이 줄어 좋아요』 최근 주부들 사이에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환경운동을 벌이는 「그린」바람이 불고 있다. 주로 아파트에 사는 젊은 주부들이 주축이 돼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각종 쓰레기줄이기와 재활용을 실천하는 것.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환경교육이 되고 재활용으로 돈도 절약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다. 최계순씨(36·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는 같은 아파트의 30대 주부 5명과 매주 「에코가족」모임을 갖는다. 「에코가족운동」은 「지구를 위한 세계운동」 한국본부에서 주관하는 환경실천운동. 물 아껴쓰기, 쓰레기 줄이기 등 주제를 매달 정해 실천해나간다. 물을 얼마나 절약했는지 관리비영수증을 보며 비교도 하고 헹군 물로 베란다 청소하기, 식초로 냉장고 닦기 등의 절약 노하우도 나눈다. 지난주엔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하나씩 장만했다. 『돈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낭비하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지요. 혼자서는 못 할텐데 여럿이 함께 하니까 쉬워요』 정연순씨(35·서울 도봉구 방학동)도 동네에서 환경주부로 통한다. 작년부터 「한살림」주부들과 한 달에 두번 이웃 아파트를 돌며 폐식용유로 비누 만드는 법을 가르쳐왔다. 주부들의 생활 속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음식재활용 아이디어를 담은 책도 잇따라 나왔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주 발간한 「남은 음식물 이렇게 활용합시다」와 주부 조혜선씨가 최근 펴낸 「조혜선의 푸른 요리」가 그것. 몇몇 아파트부녀회에서 여는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쓰고다시 쓰자)장도 아이들옷 등을이웃과 바꾸려는 젊은주부들이늘면서 재활용을 통한환경보전에 한몫하고 있다. 크리스챤아카데미 부설 한국사회교육원의 신필균원장은 『젊은 주부들의 이같은 실천적인 환경운동은 주부의 사회참여로 지역사회발전을 이룬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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