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문화인]연극 「택시드리벌」주연 엄정화씨

  • 입력 1997년 3월 14일 07시 53분


[김순덕기자] 「택시 드라이버」가 아니라 「택시 드리벌」이다. 주인공 택시운전사(최민식 분) 말마따나 「책가방끈이 짧기 때문에」 발음이 잘 안되는 것이다. 서울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18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택시 드리벌」(장진 작 연출)에서 탤런트 겸 가수 엄정화가 주인공의 깜찍한 분신 「서낙」역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선악」을 소리나는 대로 써놓은 이름이에요. 주인공에게 「해봐, 해봐」하고 충동질하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아 역할이지요』 이에 비해 또 하나의 분신 「지마」는 「하지마, 하지마」에서 이름을 따온 이성적 자아로 등장한다. 「택시 드리벌」은 이같은 두 분신을 통해 주인공의 양면심리를 치열하게 드러내면서 택시로 상징되는 도시의 폭력성과 구조적 모순을 풍자한 연극이다. 요정같은 옷차림으로 팔랑거리며 주인공의 내면갈등을 부채질하는 엄정화는 『내 안에도 서낙같은 수많은 자아가 매일같이 충돌하고 있다』고 했다. 『오만가지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결단력이 부족해 언제나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죠. 결국은 맨처음에 떠올랐던 직관을 따르는 편인데 그렇지 않을 경우 나중에 꼭 후회하게 되더라구요』 뮤지컬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에 출연한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정극에 도전한 것도 이같은 직관의 명령에 의해서였다. 『제대로 연기훈련을 받고 싶어 출연료도 묻지 않고 연습을 시작했다』는 그는 TV출연과 새음반 홍보도 뒤로 미룬채 연기의 맛에 흠뻑 빠진 듯했다. 제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눈물을 짜내며 새벽까지 연습한 덕분에 제작진으로부터 『「엄탱이」덕분에 연극이 산다』는 칭찬을 듣게 됐다. 운전면허가 없어 가끔 택시를 탄다는 엄정화는 『택시운전사를 너무나 잘 이해하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 절대로 운전사를 괴롭히는 승객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금∼일 오후4시반 7시반, 월 화 오후7시반. 02―3444―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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