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저승의 백과사전」

  • 입력 1997년 3월 13일 08시 18분


[김경달기자]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시대와 문화권을 불문하고 모든 인간의 공통관심사인 사후세계에 대해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의 체험 및 지구촌 곳곳에서 수집한 여러 종족과 종교들이 전하는 속설들을 토대로 2백여 항목의 사전식 구성을 통해 설명했다. 저자는 「무수한 종교와 철학들이 설명하듯 죽음이란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기본전제 아래 저승세계에 대해 적고 있다. 이승과 저승사이의 「다리」는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이해되어 받아들여지지만 그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독교 성상화에서는 주로 사다리의 모양이고 인도네시아의 갈렐라래인들은 얇은 널빤지 한 장이나 굵은 통나무로 된 다리를 생각한다. 이슬람교도의 다리는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검처럼 예리하다. 천국 또한 마찬가지. 책에는 이집트인들에게 음식이 지천에 깔린 곳으로 인식되는 「아아루」를 비롯, 극락세계인 「정토(淨土)」(불교), 영혼이 이곳에서 4년간 지내다 다시 환생한다는 「틀랄르칸」(아즈텍) 등이 소개됐다. 또 기원전 2천3백년경의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저승여행의 지침서 「사자의 서」는 죽은 이들이 겪게 될 위험과 이를 돌파하기 위한 주문들을 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양적 사고방식을 깔고 짤막하게 설명한 글들 속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암묵적으로 「자신의 저 세상을 창조하는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잡지의 편집장과 출판기획자로 활동하는 작가. 저서로 「여자 교황 젠느」 「교황의 후추상인을 따라서」 「암초 이야기」 등이 있다. 책에 실린 기욤 아르토의 삽화들이 이해를 돕고 있다. 유정희 옮김. 마르크 볼린느 지음(열린책들·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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