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일본 폭력만화 무단복제 유통 폐해 심각

  • 입력 1997년 2월 23일 20시 08분


요즘 책 대여점이나 만화가게에 가보면 수많은 만화책이 거의 일본만화의 번역판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중의 대부분이 허가없이 무단으로 복제된 것이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만화들의 내용을 보면 주로 폭력을 주제로 하여 뼈가 부러지거나 피가 나오는 장면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많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끔찍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마치 정의를 실현하는 양 왜곡하기도 한다. 게다가 주로 성인만화를 복제한 것이기 때문에 선정적인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런 곳은 덧칠이나 모자이크 등으로 처리된 후 청소년용으로 탈바꿈돼있다. 이 밖에 서투른 번역으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의 신칸센 열차가 달리는 역의 간판을 서울역으로 고쳐 써넣고 기모노를 한복으로 번역하기가 일쑤다. 그런가 하면 정통 사무라이 복장의 남자가 고려시대 장군으로 나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불법 만화가 청소년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요즘 학원폭력을 비롯한 청소년범죄가 급증하고 중고등학생들의 말씨가 거칠어지는 것은 이와 같은 불량 일본만화에도 그 원인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출판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승학(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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