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프랑스 스키장]아름다운 설경-최고 雪質「틴느」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2분


틴느는 발디제르만큼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키리조트. 이는 「에스파스 킬리」라는 거대한 스키지역의 두 중심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에스파스 킬리에는 모두 다섯개의 계곡이 있다. 발디제르는 지도상 왼쪽 세번째 계곡 아래에 있고 틴느는 오른쪽 끝 넓은 계곡의 한가운데 있는 호숫가에 있다. 발디제르에서 틴느까지 스키로는 계곡 하나만 가로지르면 되지만 자동차로는 도로가 산아래로 돌아가는데다 마을이 해발 2천1백m 산위에 있어 꽤 멀다. 그래서 스키로 틴느까지 장거리여행에 나섰다. 시간은 오후1시. 발디제르까지 돌아오기에는 빠듯했지만 마운틴가이드 파트릭이 귀로에는 지름길로 달리면 된다고 해 함께 나섰다. 코스는 발디제르에서 케이블카로 벨바르드봉을 넘어 프레스봉 아래 네번째 계곡을 가로질러 가는 루트. 나무 한 그루 없이 간간이 바위와 빙하만 모습을 보이는 거대한 순백의 설원. 태고적 적막감이 감도는 절대 침묵의 고요한 계곡만이 스키어들을 맞는다. 먹이를 찾아 헤매던 여우며 산토끼가 남긴 눈밭의 발자국과 스키자국, 그리고 눈속에 반쯤 파묻힌 목동들의 샬레(전통목조가옥)만이 알프스에서 살아 숨쉬는 유일한 생명체의 흔적이다. 한시간 남짓만에 틴느가 내려다 보이는 산(로셰 드 라 프티트 발므) 기슭에 섰다. 얼어붙은 틴느 호수를 중심으로 계곡 위아래에 들어선 마을은 여느 알프스 마을과는 판이했다. 전통 목조샬레 대신 콘크리트로 지은 사각형의 현대식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틴느로 내려가 이번에는 스키지하철을 타고 라 그랑드 모트 산(해발 3,656m)에 올랐다. 정상역에서 시작되는 다운힐 코스는 바느와즈빙하 지역. 지금까지 전세계 30여개 스키장에서 겪어본 트레일중 설질이 가장 좋았다. 귀로에는 프티트발므봉에서 계곡을 따라 오프피스트로 다운힐하는 지름길을 택해 라 다일르(해발 1,785m)마을로 내려왔다. 여기서 발디제르까지는 무료 셔틀버스로 연결됐다. 발디제르에 도착하니 오후5시. 이미 계곡에는 땅거미가 내려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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