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축제/삿포로 「유키마쓰리」]은세계의 얼음城

  • 입력 1997년 2월 10일 20시 07분


[삿포로〓趙誠夏 기자] 하염없이 내리는 함박눈과 온통 은빛 눈세계. 그 한가운데 들어선 거대한 설상(雪像)과 얼음성, 눈조각(彫刻)이 숲을 이루고 있다. 눈과 얼음으로 북방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북위43도의 삿포로시(홋카이도). 리우(브라질)의 삼바축제, 뮌헨(독일)의 옥토버페스트(맥주축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는 눈축제 「유키마쓰리」(제48회)가 11일까지 한창 열리고 있다. 시내 중심의 삿포로 TV타워에서 서쪽으로 뻗은 도로 한중간에 10개블록에 걸쳐 있는 오도리공원은 기상천외한 눈과 얼음조각상으로 가득하다. 5층높이나 되는 마쓰모토성(松本城·일본국보), 15m나 되는 르네상스양식의 바바리아 국립박물관(뮌헨소재), 스핑크스와 타지마할묘가 거대한 눈조각으로 재현돼 있다. 그 사이에는 시민들이 만든 크고 작은 눈과 얼음조각이 3백여개나 줄지어 있다. 밤이 되면 오도리공원은 순백의 설상과 투명한 얼음조각이 조명에 물들면서 환상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더더욱 분주해진다. 유키마쓰리는 그저 보기만 하는 축제가 아니다. 대형설상 앞 무대에서는 갖가지 공개방송과 춤 및 가라오케, 술 빨리 마시기 등 경연대회가 하루종일 펼쳐진다. 또 눈을 깎아 만든 하프파이프에서는 스노보드 라이더들이 공중회전 묘기도 펼친다.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곤두박질하고 눈이 시도 때도 없이 내리지만 오도리공원을 찾는 인파는 줄어들줄 모른다. 홋카이도 명물 털게를 삶아 파는 행상들은 낯선 외국인에게 뜨거운 국물도 대접할만큼 인심도 넉넉하다. 설상조각은 10㎞ 바깥에 있는 마카마나이의 육상자위대 연병장에도 있다. 이곳은 어린이들의 천국. 초대형 설상 다섯개중 네개에 얼음으로 만든 미끄럼틀이 두대씩 설치된 덕분이다. 유키마쓰리와 함께 개막 되는 얼음축제 「고니노 마쓰리」의 현장인 삿포로 최대의 유흥가 스스키노도 유명하다. 술집 음식점 등이 4천6백개나 몰려 있는 번화가 스스키노의 중앙로. 차량통행을 막은 도로 한가운데에는 1백개가 넘는 높이 1∼3m의 얼음조각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각 업소측이 출품한 것으로 호텔 조리사들의 작품. 싱싱한 횟감 생선을 넣고 얼린 얼음조각, 라면그릇 모양의 얼음에 국수를 담은 조각, 생맥주잔 모양 등 다양한 모습이 이채롭다. 축제가 시작되면 스스키노 거리는 밤늦게까지 흥청댄다. 단 1주일간의 축제기간에 삿포로를 찾는 관광객은 2백만명. 대부분 일본인들로 이때는 근처 도시까지 모든 호텔의 방이 동난다. 외국인 관광객은 2만명 정도지만 이웃 러시아와 한국을 비롯해 유럽 미주 호주 뉴질랜드 등 전세계 각국에서 온다. 삿포로라면과 삿포로맥주, 대(大)게 등 홋카이도 특유의 북방음식, 동계올림픽(72년)까지 치른 파우더스노 스키장, 노보리베쓰온천 등 독특한 관광자원들로 해가 갈수록 유키마쓰리는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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