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휴대전화 소음공해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공공장소에서 나홀로 수다…남에게 큰고통▼ 「삐비빅 삐비빅」.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신호음. 무심코 있다가는 깜짝깜짝 놀라기 십상이다. 또 듣고 싶지도 않은 타인의 통화내용. 그게 바로 옆에서 귓속을 파고들면 짜증스럽기만 하다. 혼잡한 시내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쏟아지는 수다를 듣는 건 그야말로 고문이다. 기차나 고속버스에서 편히 잠이라도 청하려 할 때는 열받기 딱 좋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서로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있다.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일종의 폭력이다. 통신문명의 이기라는 휴대전화의 사용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휴대전화 이용자의 그릇된 우월감도 배어나온다. 혀를 끌끌 찰 정도로 꼴불견이다. 갈수록 값싼 이동통신 수단이 개발 보급될 것이다. 그 소음공해로 인한 짜증을 어떻게 참아낼지 걱정스럽다. 편리한 문명의 이기도 주위를 의식하며 사용해야 한다. 그게 공동체 삶을 사는 현대인의 예의다. 민족 대이동이 펼쳐질 설 연휴가 다가왔다. 휴대전화 공해에 얼마나 시달려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남에게 실례를 하고 작지만 해를 끼치는 일들이 용서되고 용납돼서는 안된다. (유니텔ID·이최로·961214) ▼첨단시대 대화의 한 수단…짜증낼일 아니다▼ 휴대전화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면 대화하기 위한 통신수단이다. 지금은 첨단과학 시대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는 얼굴을 맞대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각종 첨단통신기기가 이를 대신한다. 주변에 모르는 이들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다고 짜증낼 일인가. 웃든 울든 간섭할 일이 아니다. 휴대전화 역시 대화의 한 수단이다. 그걸 시끄럽다느니 짜증스럽다느니 하며 불쾌한 표정으로 눈치준다면 또다른 폭력이다. 휴대전화는 사용해보면 그 편리함을 안다. 삐삐만 해도 얼마나 불편한가. 호출이 떨어지면 전화 찾느라 헤매고 때로는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가. 더 나은 문명의 이기를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봐가며 써야 할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가진 자의 허영심이니 우월감이니 하는 시비는 가당찮다. 휴대전화는 더이상 빈부의 척도를 나타내는 사치품이 아니다. 필수품으로 바뀐지 오래다. 앞으로 더 발달된 첨단기기가 쏟아져 나오고 보편화될 전망이다. 그때 가서도 소음공해 운운하며 시비걸텐가. 시대가 변하면 예절도 상식도 바뀌는 법이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적응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유니텔ID·이화·cybe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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