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274)

  • 입력 1997년 1월 17일 20시 19분


제6화 항간의 이야기들〈64〉 다리를 저는 아름다운 젊은이는 자신의 신세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저의 친구들은 어느 놈 하나 변변한 놈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말이지 머리가 좋은 분들을 웃기고 즐겁게 해 주는 데는 하나 같이 천재랍니다. 만약 나리께서 나리 친구분들의 모임에 나가시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들 모임에 동참하기로 결심하신다면 그것은 우리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리 자신을 위해서도 더없이 좋은 일일 것입니다. 게다가 나리께서는 아직 병색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친구분들 중에 혹시 대단한 수다쟁이라도 끼어 있어서 쓸데없는 말을 지껄여댄다면 나리는 몹시 피곤해지실 테니까요. 또 친구분들 중에 참견꾼이 있어 당신의 골치를 썩이고 그로 인하여 당신의 몸이 반쪽으로 여위어 빠질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이발사가 늘어놓는 수다에 나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지만 한껏 스스로를 억제하며 말했습니다. 「당신 친구들 모임에는 이 다음에 참석키로 하지. 그보다도 빨리 일을 끝내고 전능하신 알라께서 지켜주시는 동안에 친구들에게로 돌아가도록 해.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야」 「여보세요, 나리. 저는 천하에 둘도 없이 유쾌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당신께 소개해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 친구들 중에는 그 누구도 말참견꾼이나 실없는 수다를 떠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철이 든 후로 자기와 상관없는 말을 늘어놓는 자와 사귀는 건 딱 질색입니다. 저와 같이 말수가 적은 사람들하고만 교제를 합니다. 정말이지 당신이 저의 친구들을 한번 만나보시기만 한다면 그 말 많은 당신 친구들 따위는 딱 싫어질 것입니다」 「당신 친구들은 다음에 사귀기로 하지」 「그렇지만 오늘 만나보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저는 당신이 우리와 합석하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거든요. 하지만 오늘 당신이 당신 친구들 모임에 꼭 가셔야 한다면, 그렇다면 저는 당신이 주신 이 음식을 저의 손님들에게 갖다주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는 당신을 모시고 당신 친구분들이 모인다는 그 회합에 나가겠습니다. 저의 친구들과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이기 때문에 제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곧 돌아와 어디에고 당신을 동반하겠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하자 나는 소리쳤습니다. 「영광되고 위대하신 신 알라 이외에 주권 없고 권력 없도다! 당신은 당신 친구들한테로 가서 함께 떠들고 놀란 말이야. 나는 내 친구들 모임에 갈 테니까. 내 친구들은 날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야」 내가 이렇게 소리치자 이발사는 말했습니다. 「혼자 가시면 안됩니다. 제가 당신을 모시고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내가 가는 집은 나 이외엔 아무도 들이지 않아」 그러자 이발사는 잠시 생각에 잠긴 얼굴을 하고 있다가 말했습니다. 「아하! 그러고 보니 당신은 여자분과 약속이 있는 것 같군요. 그렇지 않다면 저를 데리고 가지 못할 까닭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한가지 사실을 모르고 계십니다. 당신이 저를 동반하는 게 얼마나 현명한 일인가 하는 걸 말입니다」』 <글:하 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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