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 외환위기 적극 대처를

동아일보 입력 1997-01-15 20:19수정 2009-09-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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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경제운용계획의 역점을 안정성장과 국제수지개선에 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성장률의 경우 6%내외로 잡되 부득이 하면 5%선까지 감내하겠다는 의지표시는 우리 성장역사에서 드문 사례다.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6.5%마저 하회하는 목표로 그동안 고성장 체질에 젖어온 경제 틀로는 사뭇 생경한 것이다. 그만큼 물가와 외환위기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물가 억제목표를 작년과 같은 4.5%로 잡았지만 그야말로 희망사항이다. 인상시기를 기다리는 공공요금과 생활물가의 위협은 심상치 않다. 작년초에 정부는 96년 국제수지적자 예상폭을 1백억달러 미만으로 보았으나 결과는 2백억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이 경우에 따라 상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수출이 여전히 부진해서 수입억제로 국제수지개선을 도모할 경우 물가에는 공급부족으로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물가와 국제수지관리 역시 쉽지 않다는 의미다. 6%성장은 그 자체가 결코 낮은 게 아니다. 선진국 수준에 비춰 아직도 높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는 고도성장 의식과 타성이 있다. 고성장의 타성 속에 기업은 재투자에 열중했고 근로자는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해왔다. 한국특유의 활력도 따지고 보면 고성장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3∼4%선의 성장감속이 실업사태를 빚고 경제의욕을 줄인다면 이에 따른 사회적 마찰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고용불안 해소로 노사관계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 급선무다. 해고보다는 기업 입장에 맞는 처우로 상시고용체제가 바람직하고 가급적이면 젊은 기업인의 창업의욕을 북돋울 적극적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물가관리와 국제수지관리는 가능한한 따로 처리하되 물가는 공공부문의 인상요인을 철저히 배제하고 서비스요금을 극력 억제, 생활물가를 안정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좀 모자라는 품목은 다른 대체품목을 찾도록 해야지 이를 수입해서 보충하는 방법은 어렵게 되었다. 우리는 어느덧 외채대국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작년에 경상수지적자 세계 2위라는 오명은 다시 말해 외채를 들여다 외채를 메우는 국가라는 뜻이다. 외채가 1천억달러를 넘게 되면 현재 지급해야 하는 원리금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급할 때 우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조달하기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외환위기는 자칫 국가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단순히 소비재수입의 억제나 여행수지개선만 갖고 따질 때가 아니다. 아무리 자본재 수입이라 해도 이제는 엄격히 선별토록 해야 한다. 기업끼리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하다보니 자동차 반도체와 같은 과잉투자가 외화낭비 시설낭비 기업의 투자여력소모 등 부작용을 빚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기업과 근로자의 경제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안정정책의 나열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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