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뜻깊은 총독부건물 해체

입력 1997-01-13 20:57수정 2009-09-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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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36년 억압통치의 상징이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이 드디어 완전히 해체됐다. 일제는 한국을 강점하고 36년간 온갖 파렴치한 만행들을 저질러왔다. 뿐만 아니라 백범선생을 비롯, 여러 선각자들의 항일운동이 전개되자 급기야는 민족혼 자체를 말살하기 위한 여러 계략들을 꾸몄다. 소위 「문화정책」이라는 미명하에 겉으로는 온유한 자세를 취하는 체하면서 내심으로는 우리의 민족혼을 아예 말살해 조선을 황국화하려 했다. 그들의 간교한 책략은 조선총독부 건물을 통해 총체적 상징적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일제는 풍수지리상 생명의 원천이자 맥이라 할만한 모든 곳에 쇠말뚝을 박음으로써 우리 민족의 기개와 지혜, 혼을 압살하려 했다. 조선민족의 정수리에 쇠못을 박음으로써 조선의 존재 자체를 영원히 없애버리려 했다. 우리는 일제가 하필이면 조선왕실의 상징인 경복궁 정면에 식민통치의 총본산인 총독부 건물을 세웠던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민족의 심장에 황국의 낙인을 찍음으로써 우리의 반만년 찬란한 역사를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려 했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일제가 우리 민족의 숨통에 박은 가장 큰 쇠말뚝이었다. 해방 5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 말뚝을 완전히 제거하게 되었으니 늦었지만 그 감격을 주체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조국의 완전한 자주독립과 평화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선생도 지하에서나마 이 사실을 경하해마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총독부 건물의 해체와 더불어 인왕산을 배경으로 경복궁의 전경이 환하게 열리게 됐다. 암흑 속에 감춰져 있던 우리의 찬란한 역사와 전통이 비로소 밝은 햇빛 속에 빛나는 느낌이다. 이 장엄한 광경은 국민 모두가 축하하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일이다. 또한 일제에 의해 훼손됐던 경복궁의 전모가 정성스럽게 완전복원되기를 비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조선총독부 건물의 완전한 해체는 우리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 조국이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나라가 될 때까지 우리 모두 배가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조국의 완전한 자주독립과 평화통일이라는 백범선생 생전 절체절명의 과제는 우리에겐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다. 조선총독부 건물의 완전해체를 계기로 선생의 숭고한 유지를 받들고 계승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장 충 식<백범김구선생 기념사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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