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軍부대안에 노래방을 설치한다는데…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노래방역사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길지 않다. 지난 91년 8월 부산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후 노래방은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에 번져 1년이 채 안돼 전국 어디에 가나 노래방 없는 곳이 없게 됐다. 노래방을 찾는 손님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철없는 청소년들의 탈선장소 또는 일본냄새가 짙고 소비향락적이라는 비판도 슬슬 제기됐다 ▼그러나 노래방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점차 주택가에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주택가에 생긴 노래방이 주로 가족단위 손님들의 가족잔치나 생일파티의 뒤풀이 장소로 이용되는 등 분위기가 대체로 건전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한바탕 신명나게 노래를 불러제쳐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와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나쁘지 않다. 노래방은 슬며시 우리사회의 대중놀이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노래방은 이제 병영에도 파고들 태세다. 군부대 노래방 설치예산을 둘러싸고 국회 예결위에서 공방전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일부 의원이 육군과 해군의 노래방기기 구입예산 67억8천2백만원에 대해 신세대 장병들의 새로운 병영풍속도를 우려하며 재고하도록 이의를 제기하자 국방부측은 병영내 노래방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 기강 문란은 다른 차원에서 해결하겠다고 비켜나간 것 ▼군의 기강이 서지않고 신세대 장병들이 너무 「기합」이 빠졌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요즈음이다. 부대안에서 삐삐를 차고 근무하고 워크맨의 이어폰을 끼고 야간보초를 서는 병사들까지 있다니 기가 찰 일이다. 세상이 변함에 따라 병영모습도 변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노래방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과연 병영안에 노래방이 설치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은 두렵다. 우선 국방부예산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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