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아시아나 직업훈련원 이재선양

  • 입력 1996년 11월 26일 20시 04분


「朴賢眞기자」 누구나 대학에 가야 하고 가지 못하면 좌절하는 현실에 반기를 든 이재선양(19). 그는 김포공항 옆에 자리잡은 아시아나항공 정비직업훈련원에서 가장 앳된 학생이다. 지난해 대학에 가야 한다는 담임의 강권에 동덕여대 사회학과에 합격했으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등록을 포기한 덕택이다. 어릴 때부터 그는 가곡부르기와 모형비행기만들기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꿈은 성악가였다. 『고2까지 성악을 공부했는데 기관지염 때문에 포기했죠. 그래서 비행기 조립이 하고 싶어 이 곳에 지원한거예요』 반대는 예상보다 심했다. 가구조립을 하는 아버지는 남자도 힘든 정비를 여자 몸으로 어떻게 하느냐고 말렸다. 친구들은 미쳤느냐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3월 영어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9.5대 1의 경쟁을 뚫었다. 직업훈련원 2기생 20명으로 당당히 뽑혀 이제 9개월째를 맞는다. 학비는 무료고 매달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25만원씩 장학금을 받고 졸업하면 자동으로 아시아나에 취업한다. 수업내용은 엔진에 대해 고난도 지식을 요구하는 등 만만찮다. 문과를 나왔기 때문에 수업내용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교재도 모두 영어 원서를 사용한다. 벌써 2번이나 과락(70점 이하)했다. 집에서 머리를 싸매기는 고3때와 다름없다. 실습 때는 손과 얼굴에 기름때를 묻히고 몸집만한 쇠를 깎아야 한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힘든 줄 모른다. 그녀는 고졸 여성항공정비사 1호가 꿈이다. 현재 대한항공에 대졸자 2명이 있지만 그녀는 낙오하지 않고 98년2월 졸업하기만 하면 당당히 1호 칭호를 딴다. 누구도 밟지 않았던 길. 그만큼 자부심도 크다. 『올해도 수십만명이 대학 문턱에서 좌절하겠죠. 그렇다고 심한 방황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꿈을 쫓는 사람에겐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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