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새 발효기 발명 이범권씨

입력 1996-11-26 20:04수정 2009-09-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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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鍾求기자」 이범권씨(50)를 만나면 표정에서부터 청국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의 청국장 강의는 하루종일 계속해도 모자란다. 그가 청국장 전도사가 된 것은 88년부터다. 어릴 때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청국장 맛이 생각나 시내 음식점을 돌아다녔지만 제대로 된 옛날맛 청국장집은 어디에도 없었다. 처음에는 「왜 청국장 맥이 끊겼을까」 하는 의문을 풀기 위해 전국의 대학도서관을 돌아다니며 관련 논문과 신문기사 등을 찾았다. 그러는 동안 그는 일본이 기무치와 낫도라는 이름으로 세계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은 7월10일을 「낫도의 날」로 정하고 청국장국제학술세미나도 열어요. 두뇌세포 발달에 좋아 정신병원 필수메뉴죠』 그는 종주국보다 일본에서 청국장이 더 사랑받는게 가슴아팠다. 화도 났다. 마침내 「청국장 바로세우기」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했다. 건축업과 도자기 판매 일도 그만뒀다. 번 돈을 야금야금 까먹었다. 『몇년간 청국장과 씨름한 끝에 청국장이 식탁에서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이 코를 찌르는 냄새 때문이라는 걸 알았죠』 이때부터 그는 지독한 냄새제거를 위한 발효기 개발에 나섰다. 청국장 맛의 생명은 발효온도. 섭씨 42도 안팎을 48시간 유지하면 구수한 맛은 살아 있으면서도 냄새는 거의 없어진단다. 센서를 구하기 위해 서울의 청계천과 세운상가를 수없이 오간 끝에 92년 청국장발효기를 발명, 특허를 따냈다. 다음은 청국장 보급. 「젊은이들이 좋아해야 청국장에 미래있다」는 생각으로 청국장햄버거 청국장튀김 청국장만두 등 다양한 음식메뉴도 개발했다. 아직 아무것도 상품화는 안됐지만 그는 언젠가는 청국장의 진가가 드러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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