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떻든 북한 사과는 받아내야

  • 입력 1996년 11월 25일 20시 22분


북한의 동해안 간첩침투에 대한 정부의 강경방침이 마닐라 韓美(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크게 수정됐다. 두 정상은 북한이 먼저 시인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4자회담 설명회를 가질 수 있으며 북한은 그 설명회에서 우선적으로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방향 선회는 한국외교의 한계이자 후퇴라고도 볼 수 있고 한미 두나라가 현실적인 돌파구 마련을 위해 선택한 유연한 공조정책의 발현(發現)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사안 자체가 동전의 양면성을 띠고 있기는 하나 미국이 북한과 막후 교섭한 내용을 한국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나라 정상회담의 공동발표문에는 한국측의 일관된 요구였던 「북한의 시인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문구가 없다. 제네바 핵합의나 4자회담추진 등 한반도 문제해결의 원칙들을 재다짐하면서도 시인 사과 등의 문제를 「납득할 만한 조치」로 얼버무린 데 대해서는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 과연 북한이 사과다운 사과를 할 것인가. 또 북한이 4자회담 설명회나 그 이전에 어떤 조치를 취했을 경우 「납득할 만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무엇인가. 남북한은 물론이고 한미간에도 견해차에 따른 갈등이 또 생길지 모른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문제에 완전한 해결책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두차례에 걸쳐 북한의 솔직한 시인 사과 및 재발방지를 촉구한 우리 국회의 결의안은 국민적 합의에 따른 대북정책의 바탕이다.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사과다운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 이대로는 35억달러 이상을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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