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오빠부대」 거품인기 고민…경기뒷전 아우성만

  • 입력 1996년 11월 24일 20시 15분


「부산〓權純一기자」 겨울철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농구가 올시즌에는 「거품인기」를 걷어낼 수 있을까. 농구대잔치 96∼97시즌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농구관계자들은 어떻게 하면 올시즌에는 「오빠부대」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 시즌 농구대잔치 남자경기의 경우 1일 평균관중이 5천1백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이들 대부분이 스타선수 몇명을 추종하는 「오빠부대」여서 이들의 함성과 열광적인 몸짓에 농구의 인기가 과대포장됐다는 지적. 농구대잔치 개막을 앞두고 23일 경남 창원에서 벌어진 올스타국제초청농구대회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그대로 드러났다. 우지원 이상민 전희철 김병철 등 실업 스타들이 총출동해 호주와 러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펼치는 경기를 보기 위해 이날 창원시립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5천여명. 이들중 90%가 넘는 절대다수가 「오빠부대」였다. 이들은 경기는 뒷전이고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선수를 쫓아다니기에 바빴다. 한국올스타 백팀의 사령탑을 맡은 김동광 SBS감독은 『선수들이 벤치에서 윗도리만 갈아입어도 아우성을 치니 도대체 농구경기를 보러온 것인지 쇼를 보러온 것인지 이해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국내농구가 열기를 일으킨데는 오빠부대의 역할이 컸지만 이제부터는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진정한 농구팬들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뜻있는 농구인들은 『임정명 박수교 박인규 이충희 등 뛰어난 테크닉을 지녔던 스타들이 뛰었던 80년대만 해도 농구의 인기는 폭이 넓었다』며 『오빠부대의 함성에 취해 기량향상을 게을리해온 현역 스타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가족단위의 팬들이 체육관에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편의시설 마련과 홍보활동에 농구협회와 각 팀이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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