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수도료 인상이 능사인가

  • 입력 1996년 11월 24일 01시 42분


하수관비리사건 수사가 한창인 때 서울시가 상하수도료를 또 올린다는 소식은 마땅치 않다. 그렇지 않아도 유류값 전기 가스요금과 고속도로통행료 등이 올해 안에 오르게 되어있는데 상하수도료마저 또 올리겠다니 생활물가 부담이 너무 무겁다. 거기다 상하수도료를 또 올리는 근거와 인상률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시내버스요금도 업자들 말만 믿고 정확한 실사없이 올려준 서울시다. 상하수도 요금도 그런 식으로 올리는 건 아닌지 시민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상하수도요금은 올 봄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시 계획대로 상수도요금을 내년 1.4분기중에 10%, 하수도요금을 내년 7월에 17.7% 올린다면 해마다 크게 올리는 꼴이 된다. 상수도의 경우 지금 요금이 원가의 70%선이라니 그렇다 치더라도 하수도요금은 왜 또 올려야 하는가. 인상근거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더구나 지금은 서울시의 하수관리행정이 신뢰를 잃은 시점이다. 보수책임을 맡은 관계공무원은 뇌물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돈들여 묻은 하수관은 여기 저기 누더기가 되어 정작 더러운 오수는 땅밑으로 새고 종말처리장은 빗물만 정수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고 있다. 그렇다면 하수도료는 무엇때문에 내는가. 그것도 해마다 큰 폭으로 올리니 시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서울시는 우선 하수도요금의 인상근거부터 시민앞에 소상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동안 받은 요금을 어떻게 썼는지 지출명세서도 내놓아야 한다. 시가 걷는 요금이 또 버스요금처럼 되어서는 안된다. 그간의 하수관리사업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공사비의 과다지출은 없는지도 가려야 한다. 그런 뒤 요금인상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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