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교실/임신과 출산]임신 20주부터 철분 복용

  • 입력 1996년 11월 12일 20시 04분


여성은 매달 한 번씩 월경으로 일정량의 출혈을 피할 수 없고 임신을 하면 태아에게 철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빈혈이 많다. 남성은 전체의 3%만 빈혈이지만 여성 특히 임신부는 30% 정도가 빈혈증세를 나타낸다. 임신과 관련된 빈혈은 철결핍성 빈혈과 급성출혈에 의한 빈혈이 있다. 철결핍성 빈혈은 식사를 정상적으로 잘 하더라도 많은 여성이 임신 말기가 되면 겪는 증상이다. 임신중 철분의 필요량은 1g으로 여성이 몸속에 가진 철분의 총량이 2∼3g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많은 양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철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하는 것은 「어떤 약을 먹느냐」보다 「얼마나 규칙적으로 복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빈혈이 없고 쌍둥이임신이 아닌 경우 철분이 많이 필요한 임신 20주부터 매일 30㎎씩 철분을 복용하라고 권한다. 빈혈이 있는 여성은 하루 2백㎎을 보충해야 한다. 식전에 먹어야 흡수가 잘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복용시간을 달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우유나 칼슘제제를 함께 복용하면 철분 흡수에 지장을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에 2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게 좋다. 철분제제를 약이라고 생각해 꺼리는 임신부가 있는데 이것은 식사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철분 보충은 임신부의 빈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태아는 자신에게 필요하면 능동적으로 엄마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임신부의 철결핍으로 인해 태아가 빈혈이 되지는 않는다. 산모가 빈혈인 상태로 분만실에 들어가면 수혈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출산후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 급성출혈에 따른 빈혈은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빈혈인 상태에서 분만을 하다가 출혈이 많으면 산모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출혈이 심할 것에 대비해 분만 전에 수혈을 통해 혈액을 정상상태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신부가 식사를 정상적으로 한다면 다른 영양분은 따로 보충해 주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다. 임신중 보충해 주어야 할 유일한 영양소는 철분뿐이다. 02―760―3744 전 종 관 <서울대교수·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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