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나라 먼나라]피지…상장사 4개 초미니증시 성업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8분


「朴來正기자」상장(上場)기업 4개. 주식중개인이 따로 없이 24명의 파트타임 시장대리인들이 고객의 주문을 「얼굴 맞대고」 소화하는 곳. 거래상황이 곧바로 칠판에 기록되는 「서정적인」 증권시장. 호주 북동쪽 태평양에 점처럼 떠 있는 피지공화국의 주식시장 모습이다. 국민총생산이 20억달러에 머물 정도로 경제규모가 작은 만큼 거래는 1주일중 월요일 30분동안에만 국한된다. 그러나 거래를 자극하기 위해 매매주문은 고객이 입회한 자리에서 「경매하듯」 이뤄지는 것이 특징. 지난달 21일 장에서는 「피지제분(製粉)사」의 주식 2천주가 13번이나 가격이 오르내리는 실랑이끝에 결국 1주당 2.03피지달러(약1천3백원)에 새주인을 찾아갔다. 하지만 나머지 3개 회사 주식은 현격한 가격차 때문에 거래 체결에 실패했다. 피지의 초미니 증권시장은 지난 7월 수도 수바시 해안가 빅토리아가(街)에 번듯한 거래소가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 17년만에 비약적인 성장기를 맞고 있다. 지난 해 통틀어 6만6천주가 거래된 데 비해 올해 7월 이후 거래량만도 그 두배에 가까운 12만주에 이른다. 피지 당국의 시장 육성책은 가히 파격적이다. 피지 거주민들의 경우 주식 배당의 5%에 달하는 세금을 면제받고 거래세도 내지 않는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나가있는 피지인들을 위한 해외 거래센터도 조만간 설립한다는 구상. 대규모 흑자기업인 「피지우편통신」이 내년 상장돼 투자가들이 몰려들면 전자결제시스템도 들여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증권거래소 관리들은 피지 주식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최소 30개의 상장사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탕생산과 관광산업에 특화된 지금의 경제규모가 더욱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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