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도, 저지도, 오타니도… MLB 모두 ‘42번’ 달고 뛴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7일 03시 00분


매년 4월 15일은 ‘로빈슨 데이’
MLB 사상 첫 흑인선수 기려
심판도 42번 달린 모자 착용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선수들이 15일(현지 시간) 탬파베이와의 방문경기에 앞서 도열해 있다. ‘재키 로빈슨 데이’인 이날 MLB 30개 구단 선수들은 모두 로빈슨이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42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탬파=AP 뉴시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선수들이 15일(현지 시간) 탬파베이와의 방문경기에 앞서 도열해 있다. ‘재키 로빈슨 데이’인 이날 MLB 30개 구단 선수들은 모두 로빈슨이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42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탬파=AP 뉴시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는 15일(현지 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와의 방문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여느 날처럼 뜨거운 방망이 솜씨를 선보였지만 평소와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등번호 51번이 아닌 42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 것이다.

이정후뿐이 아니었다. MLB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에런 저지(33·뉴욕 양키스)도,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미국 전역 15개 구장의 30개 팀 전 선수와 코칭스태프, 심지어 심판진까지 42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했다. 4월 15일은 ‘재키 로빈슨 데이’이기 때문이다.

재키 로빈슨(1919∼1972)은 1947년 이날 흑인으로는 최초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일부 팬들과 상대 선수들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로빈슨은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브루클린 다저스에서만 뛴 그는 1956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6번 올스타에 선발됐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인종의 벽’을 깬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매년 4월 15일엔 MLB의 모든 선수가 그의 등번호 4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한다.

MLB 사무국은 2004년에 공식적으로 ‘재키 로빈슨 데이’를 제정했다. 이듬해부터는 30개 팀이 모두 참여하는 행사로 확장됐다. 2007년 처음 일부 구단과 선수들이 이날 로빈슨의 등번호 42를 달며 그를 추모했고, 이들의 추모 방식이 2009년부터는 MLB 전 구단의 공식 행사로 자리 잡았다.

로빈슨의 42번은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전 구단 영구 결번이다. MLB 사무국은 야구를 ‘백인의 스포츠’에서 ‘미국의 스포츠’로 만든 그의 업적을 기려 1997년 42번을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마지막까지 42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는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56)였다. 파나마 출신의 리베라는 42번이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기 전인 1995년부터 42번을 달고 있었다. 리베라가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MLB에서 42번은 4월 15일에만 달 수 있는 번호가 됐다.

#MLB#재키 로빈슨#42번#영구 결번#스포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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