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젊은 축구인들, 축구협회 독선에 지쳐 있다”[일문일답]

  • 뉴스1
  • 입력 2025년 1월 22일 14시 30분


정몽규 후보 4선 도전 승인 전면 재심사 요구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사 요구했다. 뉴스1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사 요구했다. 뉴스1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젊은 축구인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 축구협회 체제의 긴 독재 속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허 후보는 22일 축구회관 앞 계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몽규 후보 4선 승인의 전면 재심사를 요구하면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몽규 후보의 4선 연임을 위한 승인 요청에 대해 재심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서 당시 스포츠공정위원회의 회의록에서 내부 위원들끼리 정 후보 승인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아울러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 후보에게 내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청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4선 도전 정량평가 항목 중 ‘징계’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등도 엄격하게 재심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사 요구했다. 뉴스1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사 요구했다. 뉴스1


한편 KFA 회장 선거는 연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지난 8일 실시돼 당선인이 확정되면 이날부터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허 후보가 선거운영위원회의 불공정을 이유로 법원에 제기한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선거 하루 전인 7일 인용되면서 선거절차가 올스톱됐다.

이후 기존 선운위는 10일 신문선·허정무 후보 측의 강력한 항의에 전원 사퇴하며 해산했고, 재공고한 23일 선거일도 취소되는 등 파행이 거듭됐다.

정몽규 회장의 징계 여부도 큰 변수다. KFA의 이의제기를 문체부가 지난 2일 기각하면서, KFA는 처분 요구 사항을 2월 2일까지 시행해 알려야 한다. 새로운 선운위는 2월 초 꾸려질 예정인데 그 전에 정 회장에게 징계가 내려진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허 후보는 “선거 일정이 늦어진 건 KFA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운영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비상식을 그대로 끌고 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이미 투표인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고 있다. 아직 선운위가 구성이 안 됐는데 도대체 누가 그런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표명했다.

또한 허 후보는 박지성과 이영표 등 축구인들이 파행 중인 선거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점에 대해 “그동안 KFA 행정이 독단적으로 이뤄졌다. 이들이 축구에 대한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쳇말로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 탓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사 요구했다. 뉴스1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사 요구했다. 뉴스1


다음은 허 후보와의 일문일답.

-2월 2일 정몽규 회장 징계 여부가 결정될 텐데, 이게 정 후보 자격에 영향이 있을지?
▶KFA 회장 선거가 늦춰지고 KFA 행정 공백이 생긴 건 모두 KFA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했기에 생긴 일이다. 이 비상식을 그대로 끌고 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현재는 새로운 선거운영위원회(선운위)가 구성도 되지 않은 상태인데 투표인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서를 요청하고 있다. 그래서 KFA에 ‘지금 누가 동의서를 요청 중인지 밝혀달라’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어도 누가 어떻게 이 일을 하고 있는지는 밝혀줘야 하지 않나.

-선거가 연기되면서 허 후보가 70세의 나이를 넘겼다는 지적이 있다.
▶KFA 선운위에서 이미 등록된 선거 후보 자격은 새로 정한 선거일까지 유지됨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게 불확실하다면 법의 판단에 맡기고 법에서 정하는 대로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

-정 회장 측에서는 일부 후보들이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를 한다며 유감을 표했는데.
▶어불성설이다. 그동안 정 회장과 KFA가 어떻게 운영했기에 지금 이 지경이 됐는지 알아야 한다.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니다. 문체부에서 인정해주지 않고, 보조금을 환수하고 지원금이 끊겼을 때 재정적 혼란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스포츠단체가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지,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박지성·이영표 등 축구인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나.
▶그동안 KFA가 독선적 행정을 해 왔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물론 이동국, 조원희, 박주호 같은 사람들이 KFA에 없었던 게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시쳇말로 이용만 당하고 버려졌다.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은퇴한 원로 등도 축구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은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 나는 이들을 징검다리의 가교 역으로 끌고 가겠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여러 인물과 만나 축구에 대해 걱정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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