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김하성, 팬들 응원에 화답하듯 첫 시범경기부터 펄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3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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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시범 경기를 마친 김하성. 피오리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첫 시범 경기를 마친 김하성. 피오리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피오리아 스타디움 전경. 피오리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피오리아 스타디움 전경. 피오리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5번 타자 유격수 하성 킴(Ha-Seong Kim).”

장내 아나운서가 샌디에이고 김하성(29)을 소개하자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산더르 보하르츠 등 연봉 총액 2억 달러가 넘는 특급 스타들이 받았던 것과 비슷한 환영의 박수였다. 전광판에서는 김하성이 지난해 선보였던 멋진 수비 장면과 세리머니들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하성의 이름이 호명되면 관중들은 입을 모아 “하성 킴, 하성 킴”을 연호했다.

샌디에이고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김하성이 23일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올 시즌 187경기(정규시즌 162경기+시범경기 25경기, 포스트시즌은 제외)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MLB 시범경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3월 20~21일 서울에서 정규시즌 개막전 두 경기, 일명 서울시리즈를 치르는 두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일찍 스프링캠프의 문을 열었고, 시범경기도 가장 먼저 시작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이자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두 팀이 맞붙은 이 경기는 미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였다. 1만1333석의 관중석이 가득 들어찼고,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전국에 생중계했다. 가장 저렴한 티켓이 79달러(약 10만 5000원)로 10만 원을 훌쩍 넘겼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매니 마차도를 제외한 주전 대부분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선발 투수 역시 에이스로 낙점된 조 머스그로브를 내세웠다. 다저스에서는 10억 달러 일본인 듀오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와 야마모토 요시노부(투수)가 결장했지만 무키 베츠, 오스틴 반스, 개빈 럭스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전했다.

경기는 1회에만 대거 8득점한 다저스의 14-1 압승으로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첫 공식 경기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대패했지만 김하성의 빛나는 활약으로 위안을 삼을 만 했다.

5번 타자로 출전한 김하성은 0-8로 뒤진 2회말 1사루 타석에 들어서 강속구 투수 마이클 글로브의 초구 패스트볼을 깨끗한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날 샌디에이고에서 나온 첫 안타였다. 김하성은 4회말에는 왼손 투수 알렉스 베시아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5회 초 수비부터 교체된 김하성은 100% 출루에 성공했다. 수비에서는 공이 하나도 유격수 방향으로 날아오지 않았지만 시종 날쌘 움직임을 보였다.

김하성은 경기 후 “첫 타석부터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 샌디에이고 팬들께서 이름도 불러시고, 많이 응원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린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옆을 지나가던 타티스 주니어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섞어 “무초, 페이머스(Mucho famous。엄청 인기 많네)”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하성은 캠프 첫날 인터뷰에서도 “동료들도, 팬들도 너무 잘해주는 샌디에이고가 너무 좋고 이 팀에 남고 싶다. (트레이드 설이 돌지만) 다른 팀에 가고 싶지 않다. 올 시즌 더 잘하고 팀 성적이 좋다면 떠날 확률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마무리로 뛰다 올해 샌디에이고에 합류한 일본인 왼손 투수 마쓰이 유키(29)는 데뷔 무대부터 1이닝 3타자 3삼진을 잡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쓰이와 경쟁하는 LG 마무리 출신 고우석(26)은 이날 등판하지 않았다. 고우석은 28일 캔자스시티전 또는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피오리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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