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달라” 클린스만의 농담, 정몽규가 덥썩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19일 1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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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매체 '슈피겔' 클린스만 심층 인터뷰 공개
정 회장 "벤투와 같은 프로세스" 주장과 상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나눈 대화에서 했던 농담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독일 매체 ‘슈피겔’을 통해 한국 대표팀 부임 과정부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에서 느낀 감정과 평가 등을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지난달 21일(한국시간) 공개한 심층 인터뷰 기사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이 한국과 연을 맺는 과정이 ‘우연’이었다고 설명했다.

‘슈피겔’은 “대한축구협회가 그를 영입하기 전까지, 클린스만 감독은 3년 동안 감독을 맡지 않았다”며 “(한국 부임 전엔)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BBC 해설자이자 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의 이중 역할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월드컵 당시 한국은 16강전에서 브라질에 패배했고,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사임했다. 이때 VIP석에서 정 회장을 만난 클린스만은 ‘몽규, 만나서 반갑다. 감독을 찾고 있나’고 되물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클린스만은 단지 ‘농담’으로 말한 것뿐인데, 당시 정 회장은 완전히 굳어진 채로 ‘진심이냐’고 되물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만남은 이튿날 도하의 한 호텔 카페에서 약속을 잡고 또 한 번 이뤄졌다.

‘슈피겔’은 “여러 이야기가 오간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은 ‘몽규,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냥 말했던 겁니다. 혹 흥미가 있으면 또 연락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주 뒤 정 회장이 클린스만에게 직접 전화해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클린스만은 ‘농담에서 모든 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농담에서 진심으로 이어진 클린스만 전 감독과 정 회장의 인연은 결국 슬픈 결말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축구회관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며 클린스만 경질 소식을 직접 알렸다.

정 회장은 경질 소식 발표 당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벤투 감독 선임 때와같이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지고 최종으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5명으로 정했다. 이후 우선순위 1, 2위를 2차 면접했고,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직접 밝힌 부임 비화와 정 회장의 관련 설명이 다소 상반된다.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아시안컵을 바라본 시선도 달랐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을 앞세워 정상을 노렸으나, 사상 처음으로 요르단에 패배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팀 분위기까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은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이유를 밝혔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8일 ‘슈피겔’을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한국 대표팀에 불어넣었다”고 자평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은 드라마였다”며 “스포츠 측면에서 본다면 아시안컵은 성공적인 결과였다”고도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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