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도 무더위 뚫고… 日홋카이도 마라톤 2만 명이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7일 22시 21분


코멘트
홋카이도 마라톤 2023 참가자들이 27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공원 인근 도로에서 출발 총성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홋카이도신문 제공.


홋카이도 마라톤이 예상을 뛰어넘는 무더위 속에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1987년 첫 대회 이후 올해로 35회째를 맞은 홋카이도 마라톤 2023은 27일 오전 8시 30분 일본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출발 총성을 울렸다. 최근 10년 사이 열린 대회 중 가장 높은 온도 속에 치러진 대회였지만 2만 명 이상의 엘리트·마스터스 선수들이 참가해 소세이터널~신카와도리~홋카이도대~홋카이도청~오도리공원으로 이어지는 42.195km 풀코스를 따라 달렸다.

홋카이도 마라톤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여름에 열리는 풀코스 대회다. 이번 대회는 유독 더웠다. 선수들이 출발선을 나설 당시 온도는 섭씨 29.2도(습도 78%)였는데 이는 지난해 열린 34회 대회(24.5도) 때보다 5도가량, 역대 대회 평균 온도(25.1도)보다도 4도가량 더운 날씨였다. 2019년 대회(18.7도)와 비교하면 10도 넘게 높았다.

27일 일본 삿포로 거리를 가득 메운 홋카이도 마라톤 2023 참가자들의 모습. 홋카이도신문 제공


그럼에도 이날 마라톤에는 초청 엘리트 선수 23명(남자 13명, 여자 10명)과 마스터스 선수 2만343명을 포함해 총 2만366명이 질주했다. 2019년 대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확산으로 4년간 발걸음이 끊겼던 해외 마스터스 선수들도 541명이 참가했다. 해외 마스터스 참가자는 대만 선수가 16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 109명, 홍콩 80명, 중국 79명 등을 기록했다.

참가자들의 열기를 식혀주기 위한 대회 주최측의 노력도 엿보였다. 급수대를 출발선으로부터 5.4km 지점부터 이후 2~4km가량마다 촘촘하게 설치한 것이다. 물을 머리에 뿌려가며 더위를 식히는 선수들을 위해 냉장 장치에서 막 꺼내온 생수도 충분히 공급됐다. 선수들이 마시거나 뿌린 뒤 생수병을 아무데나 버려 따라오는 주자가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급수대 바로 옆에는 병 수거통을 배치했다.

케냐의 패트릭 마젠게 완비가 27일 열린 홋카이도 마라톤 2023 대회 엘리트 남자 부문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홋카이도신문 제공


날씨 탓에 기록은 저조했다. 남자부의 패트릭 마젠게 완비(26·케냐)는 2시간20분54초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우승자인 루카 무셈비(22·케냐)가 세운 2시간10분49초보다 10분가량 뒤진 기록이다. 여자부 1위 사와하타 도모미(30·일본)도 2시간38분18초를 기록해 지난해 우승자인 야마구치 하루카(36·일본·2시간29분52초)보다 9분 가까이 늦었다.

홋카이도 마라톤과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은 2010년 우호교류 협약을 맺고 2011년부터 각 대회에 참가 선수를 교환 초청하고 있다. 올해도 서울마라톤 조직위원회가 선발한 남녀 각각 1명이 홋카이도 마라톤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날 3시간11분43초에 완주한 김하나 씨(37·여)는 “지난해 경주국제마라톤을 시작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 풀코스 마라톤 참가인데 그중에 가장 덥고 힘든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풀코스 대회에서 3시간 안에 완주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삿포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