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수 제한 있는 WBC…김광현·양현종이 중요한 이유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4일 14시 12분


다음달 막을 올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김광현(35·SSG 랜더스)과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이 투수진 운용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WBC가 투수에게 적용하는 독특한 투구 수 제한 규정 때문이다.

WBC 규정에 따르면 투수는 경기마다 던질 수 있는 공의 상한 숫자가 정해져 있다. 최대 투구 수는 1라운드 경기 65구, 8강전 80구, 4강전 이상 95구다.

이 때문에 대표팀이 다음달 9일부터 나서는 1라운드 4경기에서는 아무리 컨디션이 좋은 선수도 한 경기당 최대 65개의 공만 던질 수 있다. 만약 한계 투구 수에 임박한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는 도중 투구 한도를 초과하면 해당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한다.

아울러 투구 수에 따른 휴식일 규정은 경기 일정 소화에 핵심 요소다. 투구 수가 30~49개일 경우 하루 휴식을 해야 한다. 한계 투구 수 안에서 50개 이상 공을 던지면 나흘 동안 휴식해야 한다. 또 이틀을 연투한 투수는 하루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제한적으로 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조에서 대회를 치르는 한국 대표팀은 다음달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9일),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연이어 경기를 치른다. 8강전은 다음달 15~16일에 열린다. 잇따른 경기 일정으로 인해 휴식일 규정은 투수진 운용의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WBC 대표팀 30인 명단에 투수는 모두 15명이 포함됐다. 휴식일 규정을 전략적으로 고려해 투수진 운용을 하지 않으면 의무 휴식일 규정으로 인해 사실상 반쪽짜리 명단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좌완투수다. 15인 투수 명단에서 좌완투수는 모두 5명(김광현, 김윤식, 양현종, 이의리, 구창모)에 불과하다. 이들 중 지난 시즌 150이닝 이상을 소화할 정도로 내구성이 좋은 투수는 김광현, 양현종, 이의리(21·KIA 타이거즈)뿐이다. 이의리가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광현과 양현종 두 베테랑이 투수진에서 중책을 맡아야 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좌투수가 가진 바깥쪽 슬라이더는 좌타자가 가장 대처하기 어려운 구종으로 꼽힌다. 좌투수가 부족하면 이런 약점을 공략하기 어렵기 때문에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할 수 있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한 점으로 승부가 갈리는 때가 많아 상대 타자에 맞는 좌·우투수 기용은 중요한 요소다.

WBC는 국제대회 중 유일하게 독특한 투구 수 규정을 두고 있다. WBC가 정규시즌 개막 전에 치러지는 만큼 투수 부상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규시즌은 4월 시작과 함께 개막한다. 올해 정규 시즌 개막은 한국이 4월1일, 미국·일본이 3월30일이다.

몸이 완전하지 않은 시기 투구는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 WBC 경기를 마치고 6개월에 달하는 정규 시즌을 치러야 하는 투수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단기 국가 대항전 특성상 선수가 과도하게 의욕적일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한 결과다. 이 때문에 투구 수 제한 규정은 1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WBC는 MLB 사무국과 선수협회가 주관하는 국가 대항 국제 야구대회다. 야구 국가대항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대만·일본·미국에서 다음달 8~21일 열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순연돼 직전 대회 뒤 6년 만이다.

대회에는 예선에 통과한 20개국이 참가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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