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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훈련 봐주기는커녕… 위성우 감독 첫날부터 고함”

입력 2022-06-28 03:00업데이트 2022-06-2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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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적 WKBL 스타 김단비
전주원 코치도 “베테랑 예우”
이적 설득하며 안심시켰지만 슈팅 전 나쁜 습관 등 지적 세례
“이러려고 팀 옮겼네” 싫지 않아
박지수의 KB스타즈 세다지만 우리 라인업도 정말 탄탄해져…정말 잘해보자’ 의욕으로 똘똘
15년간 몸담았던 신한은행을 떠나 우리은행에 입단한 김단비가 27일 서울 성북구 팀 체육관에서 등번호 23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은 채 포즈를 취했다.신한은행 시절에는 줄곧 등번호 13번을 달았던 김단비는 “13번은 젊은 시절 추억으로 남기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한다는 뜻으로 국가대표팀에서 달았던 등번호 23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달 2일 여자프로농구 간판스타 김단비(32)가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긴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팬들뿐 아니라 농구계에서도 다들 놀라워했다. 2007∼2008시즌부터 15시즌을 신한은행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을 옮긴다는 것도 ‘깜짝 뉴스’였지만 이적하는 팀이 위성우 감독(51)이 지휘하는 우리은행이라 더욱 그랬다. 위 감독은 선수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을 많이 시키는 지도자로 유명한데 30대를 넘긴 스타 선수가 고생길을 자처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오랫동안 한 팀에서 ‘절대적’ ‘상징적’ 존재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안이해지는 내 모습을 보게 됐고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27일 서울 성북구의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김단비는 팀을 옮기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러던 중에 저를 잘 아는 위 감독님과 전주원 코치님(50)이 저를 원한다고 해서 이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인 우리은행 슈터 박혜진(32)도 “선수 생활 마지막을 함께 해보자”고 설득했다고 한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프로에 데뷔할 당시 신한은행 코치였다. 우리은행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2011∼2012시즌까지 김단비를 지도했다. 전 코치는 김단비 데뷔 당시 신한은행의 고참 선수였다. 둘은 신한은행에서 선수로 네 시즌을 함께 뛰었다.

위 감독의 혹독한 훈련량을 김단비가 모를 리 없다. 위 감독은 김단비 영입에 공을 들일 당시에 ‘내가 설마 베테랑인 너한테까지 그렇게 훈련을 시키겠느냐’며 안심을 시켰다고 한다. 위 감독의 ‘영혼의 단짝’ 전 코치도 옆에서 거들었다. 김단비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난 뒤엔 어떻게 됐을까.

“두 발을 11자로 (나란히) 놓으라고!” 김단비가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첫 팀훈련을 한 14일, 체육관에선 이런 고함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간판슈터 김단비의 자세 하나하나를 위 감독이 지적한 것이다. 김단비는 “옆에 있던 전 코치도 슛을 던지기 직전의 나쁜 습관을 지적하셨다”고 했다. 위 감독과 전 코치의 지적이 연발로 쏟아졌지만 김단비는 싫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이러려고 팀을 옮긴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나더라”고 했다. 한 팀에서 오랫동안 스타 선수로 지내며 안이해지던 자신의 모습에 고민이 많았는데 이를 단번에 날려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김단비는 “전 코치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적했는지는 비밀”이라며 “새 시즌이 되면 완벽하게 바로잡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KB스타즈는 기존의 박지수(24·센터)에 자유계약선수(FA) 강이슬(28·포워드)을 영입해 3년 만에 통합우승을 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KB스타즈에 내리 세 판을 패한 우리은행은 김단비 영입에 성공하며 슈퍼팀을 구성해 KB스타즈에 설욕할 준비를 했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 2위(19.33점), 리바운드 3위(8.75개), 도움 8위(4.13개)를 한 김단비에 박혜진, 박지현(22·이상 가드), 김정은(35·포워드), 최이샘(28·센터)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주전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김단비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잘하는 선수들이다. 우리끼리도 ‘언제 또 이런 멤버로 팀을 짤 수 있겠느냐’면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강하다”고 했다.

김단비는 “농구공을 놓는 그 순간까지 ‘정말 잘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는 게 꿈이다. 그러려면 고참 선수라도 훈련이든 뭐든 열심히 해야 한다”며 “오로지 팀 우승만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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