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영건’ 원태인의 도발 “광현 선배와 붙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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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년차 에이스의 자신감
작년 14승7패, 대표팀서도 활약… “대선배와 맞대결 자체로 영광
올해는 슬라이더 비중 높여서 구석구석 찌르는 공으로 승부”

‘사자 대장’은 “착잡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기 사자’는 “기다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K’ 김광현(34·SSG)의 한국 프로야구 복귀 소식을 접한 허삼영 삼성 감독과 이 팀 ‘토종 에이스’ 원태인(22·사진)의 반응이다. 허 감독은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쉰 반면 원태인은 김광현과 맞대결을 벌일 날만 기다리고 있다.

원태인은 8일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대선배와 맞대결을 벌이는 것 그 자체로 영광”이라면서도 “맞대결을 벌이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원태인이 신인이던 2019년 김광현도 KBO리그에서 뛰었지만 두 투수가 선발로 맞붙은 적은 없다.

원태인은 4승 8패 평균자책점 4.82로 데뷔 첫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해 6월 9일 문학 방문경기에서 SK(현 SSG)의 외국인 에이스 소사(37·도미니카공화국)의 코를 납작하게 한 적이 있다. SK에서 ‘우승 비밀 병기’로 영입한 소사의 국내 복귀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0 승리를 이끈 것. 이 승리로 삼성은 SK 상대 7연패에서도 탈출할 수 있었다. 원태인이 ‘연패 스토퍼’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이후 2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원태인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가 됐다. 근력을 키우자 속구 평균 시속이 2019년 139.9km에서 144.4km로 5km 가까이 늘었다. 당연히 성적도 올랐다. 원태인은 지난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시즌 중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2020 도쿄 올림픽 무대도 밟았다.
SSG 2군 훈련서 몸 푼 김광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KBO리그 SSG로
복귀한 ‘KK’ 김광현이 9일 인천 강화군 SSG 퓨처스필드에서 열린 팀 훈련(2군)에 합류해 끈을 이용해 몸을 풀고 있다. 김광현은 이날 1시간 반가량 달리기, 캐치볼 등 가벼운 훈련을 했다. SSG 제공
SSG 2군 훈련서 몸 푼 김광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KBO리그 SSG로 복귀한 ‘KK’ 김광현이 9일 인천 강화군 SSG 퓨처스필드에서 열린 팀 훈련(2군)에 합류해 끈을 이용해 몸을 풀고 있다. 김광현은 이날 1시간 반가량 달리기, 캐치볼 등 가벼운 훈련을 했다. SSG 제공

지난해 속구(46.2%)와 체인지업(29.7%)을 주로 던졌던 원태인은 이번 시즌 슬라이더(17.2%) 구사율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슬라이더는 김광현이 KBO리그에서 통산 136승(77패)을 거둘 수 있도록 도운 구종이기도 하다.

비시즌 동안 더욱 빠르고, 더욱 크게 변하는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도록 ‘피칭 디자인’에 힘을 쏟았다는 원태인은 “아직 100%는 아니다”면서 “남은 기간 옆으로 휘는 동시에 아래로도 떨어져 상대 타자가 코스를 예측하기 힘든 공을 완성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지난해 1위 결정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았지만 1비자책점을 내주면서 패전 투수로 남았다. 삼성도 정규시즌 1위 자리를 KT에 내줬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김광현과 맞붙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원태인은 비스듬히 잡은 공을 던지고 또 던지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원태인#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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