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구단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IBK기업은행 사태를 거론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에게 많은 환호를 받을 수 있는 남자부의 역대급 순위 경쟁이나, 여자부 현대건설의 11연승 이슈가 모두 묻혔다는 아쉬움의 토로였다.
2021-22시즌 V리그 남자부는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선두 OK금융그룹부터 한국전력,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까지 4팀이 같은 승점(18)을 달릴 정도로 순위 다툼이 뜨겁다.
여자부에서도 현대건설이 지난 시즌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의 10연승을 넘어 개막 후 11연승 대기록을 세웠지만 크게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바로 배구계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IBK기업은행 사태’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세터 조송화와 코치 김사니의 이탈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리고는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는 ‘악수’를 뒀다. 설상가상, 팀을 떠났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을 앉혀 팬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후로는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었다.
김사니 대행은 떠난 사령탑을 겨냥해 “심한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해 논란을 키웠고, 이후에는 “팀과 선수들을 위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겠다”고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성난 팬들은 기업은행 구단과 프런트의 무능함과 부적절한 처신에 항의하는 ‘트럭 시위’까지 할 정도였다.
기업은행은 감성한 부행장을 공석이었던 단장에 앉히며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사태가 쉽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구단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으며 팬심은 차갑게 식어 버린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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