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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순위 경쟁에도 ‘IBK 이슈’에 속앓이 하는 배구계

입력 2021-11-29 10:33업데이트 2021-11-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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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기업은행 감독대행이 23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경기에서 김하경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1.11.23/뉴스1 © News1
“뭘 해도 다 IBK기업은행 기사 밖에 없으니….”

한 배구단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IBK기업은행 사태를 거론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에게 많은 환호를 받을 수 있는 남자부의 역대급 순위 경쟁이나, 여자부 현대건설의 11연승 이슈가 모두 묻혔다는 아쉬움의 토로였다.

2021-22시즌 V리그 남자부는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선두 OK금융그룹부터 한국전력,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까지 4팀이 같은 승점(18)을 달릴 정도로 순위 다툼이 뜨겁다.

여자부에서도 현대건설이 지난 시즌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의 10연승을 넘어 개막 후 11연승 대기록을 세웠지만 크게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바로 배구계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IBK기업은행 사태’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세터 조송화와 코치 김사니의 이탈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리고는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는 ‘악수’를 뒀다. 설상가상, 팀을 떠났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을 앉혀 팬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후로는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었다.

김사니 대행은 떠난 사령탑을 겨냥해 “심한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해 논란을 키웠고, 이후에는 “팀과 선수들을 위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겠다”고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성난 팬들은 기업은행 구단과 프런트의 무능함과 부적절한 처신에 항의하는 ‘트럭 시위’까지 할 정도였다.

기업은행은 감성한 부행장을 공석이었던 단장에 앉히며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사태가 쉽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구단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으며 팬심은 차갑게 식어 버린 지 오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지난 27일 GS칼텍스-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차상현 감독이 김사니 대행의 악수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단순히 사령탑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기보다, 배구계 전체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고 우려 섞이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한 관계자는 “차 감독의 악수 거부가 갑자기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구인들은 계속 말을 바꾸고, 떠나간 전임 사령탑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하고 비상식적인 (기업은행의)행태에 불만이 크다”고 했다.

“알게 모르게 나와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던 차상현 감독의 말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 차 감독은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배구기사였는데, 지금은 다른 것부터 할 정도로 안 좋은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아울러 지난 시즌 남자부 3위를 한 OK금융그룹은 기업은행(2020-21시즌 여자부 3위)과 같은 날에 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피해 아닌 피해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

V리그 스케줄은 지난 시즌 순위를 기준으로 같은 순위 팀들이 같은 날에 경기를 펼친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GS칼텍스(지난 시즌 1위), 우리카드-흥국생명(2위)이 같은 날짜에 경기를 치르는 식이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기업은행 관련 기사 뒤에 ‘한편 남자부 OK금융그룹은’으로 시작되는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순위 다툼이 치열해서 팬들이 보시기에 굉장히 재미있는 상황인데, 기업은행 이슈 때문에 배구계 전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현대건설이 11경기에서 승점 32점(11승)을 딴 것은 엄청난 이슈인데, 기업은행 때문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민폐 때문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은행은 새로 사령탑을 선임하고 구단을 정비하는 등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탈한 세터 조송화는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고, 서남원 전 감독의 잔여 연봉 지급 문제 등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하지만, 많은 배구인들은 이번 사태가 도쿄 올림픽 이후 크게 상승한 프로배구의 인기에 찬물을 던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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