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대에 한 뼘 모자랐던 유도 김원진, 아쉬운 지도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4일 20시 30분


코멘트
시상대에 딱 한 뼘이 모자랐다. 한국 남자 유도의 첫 주자로 나선 김원진(29)이 눈 앞에서 동메달을 놓쳤다. 김원진은 24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60㎏급 동메달결정전에서 프랑스의 뤼카 음케제와 맞붙어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지도패(반칙패)했다. 정규시간 4분 동안 지도 1개를 받고 승부를 가리지 못한 김원진은 연장전 2분 14초와 연장전 3분 15초에 각각 지도를 추가로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두 차례 연장승부가 부담이 됐다. 이날 김원진은 에릭 타카바타케(브라질)와의 16강 전에서 7분 41초 끝에 한판승을 거뒀고, 이후 패자부활전에서도 루훔 치흐비미아니(조지아)와 8분 1초 간 승부 끝에 업어치기 한판 승리했다.

대회 이틀 전 아버지 김기형 씨의 별세소식을 듣지 못한 채 올 1월 도하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눈물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원진은 아버지의 영전에 올림픽 메달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8강전 패배 후 끝에도 패자부활전에서 악착같은 승부를 펼치며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경기 뒤 김원진은 “티끌만큼도 후회가 없다. 모든 걸 다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에 대한 자신이 있었고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과 별개로 승부가 났고 그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렸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최선을 다한 걸 분명히 알고 계시고 자랑스러워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묘소를) 찾아뵐 때 떳떳하게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손 두 세번째 손가락을 붕대로 꽁꽁 감은 채 경기를 한 김원진은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할 때 보완해야 할 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애써 웃은 채 믹스드존을 떠나며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