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가 마침내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8위·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쫓아가던 입장이던 조코비치는 이제 남자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테오 베레티니(9위·이탈리아)를 3시간23분 만에 3-1(6-7 6-4 6-4 6-3)로 제압했다.
윔블던 3연패 및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통산 20번째 우승에도 성공했다. 이는 페더러, 나달과 함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2008년 호주오픈에서야 개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당시 페더러는 메이저대회 12승으로 이미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거론됐고 나달도 3승으로 조코비치보다 앞서 있었다.
그러나 이들보다 어린 조코비치는 이후 남자 테니스계를 휩쓸었다. 2010년대 들어 호주오픈에서 강세가 시작됐고 2011년에는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첫 우승도 차지했다. 2016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앤디 머레이(영국)를 꺾고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대회 우승)까지 달성했다.
그리고 2021년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까지 제패, 마침내 페더러, 나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는 페더러, 나달 등도 이루지 못한 ‘캘린더 그랜드슬램’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남자 테니스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지금까지 총 3번 나왔다.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등이 대기록의 주인공이다. 조코비치가 오는 8월말 시작하는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역대 4번째 캘린더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윔블던 우승 이후 조코비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며 “최근 상태가 좋고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어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나에게 가장 중요하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한 올해는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열린다. 4개 메이저대회와 올림픽까지 모두 석권한다면 조코비치는 역사상 최초로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을 싹쓸이 하는 선수가 된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조코비치는 페더러, 나달 등과 경쟁해온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우승 부문에서도 앞설 가능성이 크다. 40대에 접어든 페더러는 기량이 예전과 같지 못하고 조코비치는 나달보다 한 살 어리기 때문에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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