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선배 그림자 수비 복사하며 성장 중”…신인상 후보 오재현

유재영기자 입력 2021-04-05 16:54수정 2021-04-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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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형 선배님 ‘크로스오버’ 드리블을 가로채 속공 득점을 올린 순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프로농구 SK의 신인 가드 오재현(22·187cm)은 지난해 12월 8일 다시 태어났다. 이 날은 오재현의 프로 데뷔전. 직전 국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SK에 선발된 오재현이 빨리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없었다. 오재현 본인도 “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지’라는 생각만 있었다”던 차에 전격 투입된 KGC와의 경기. 4쿼터에 투입돼 약 6분간을 뛴 오재현은 KGC의 간판 가드인 변준형을 막은 단 두 번의 수비로 2라운드 신인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오재현은 “개인기가 좋은 준형 선배님이 조금 열 받은 표정이 보였는데, 순간 ‘내가 프로에서 할 일은 있겠구나’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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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재현은 문경은 감독의 배려로 꾸준하게 출장 기회를 잡으면서 강력한 신인상 후보가 됐다. 이번 시즌 36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5.7점에 2.3 리바운드, 1.5어시스트로 다른 경쟁자보다 기록이 좋다. 1월 3일 DB 전에서는 19득점을 폭발했다. 기록되지 않은 수비와 속공 전환, 연계에서도 팀 공헌도가 높다. 오재현은 “감독님께서 이번 시즌은 대학 때 잘했던 플레이를 그대로 해보라고 하셨다. 감독님께서 고칠 것은 다음 시즌에 수정을 하면 된다고 해주셨다. 이 배려 덕분에 신인으로 투지를 갖고 할 수 있는 농구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리그에서 어떤 유형의 가드로 살아남을지 방향도 확실하게 섰다. 오재현은 “밖에서는 SK의 화려한 개인 공격만이 보였지만 이 팀에 와보니 수비 훈련도 많고, 조직적으로 뛰는 양도 만만치 않았다”며 “공격이나 슛을 얼마나 성공시킬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코트에 들어가면 플레이가 전혀 안 되더라. 체력과 젊음으로 상대를 수비에서부터 괴롭히고 힘을 빼놓자는 마인드로 무조건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틈틈이 한국 농구의 레전드인 양동근(은퇴)의 플레이 영상을 돌려보며 수비의 중요성을 리마인드하고 있다. 오재현은 “나는 김승현(은퇴), 신명호(KCC 코치) 선배님들처럼 뺏는 수비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동근 선배처럼 지긋이 상대를 계속 따라다니는 수비가 맞다. 끝까지 쫓다보면 상대가 당황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SK는 간판 가드 김선형의 백업 자원, 또 상무에 지원한 최성원의 공백을 메울 알짜 신인을 찾은 것에 큰 위안을 삼는다. 오재현은 “지금까지 농구 잘한다는 얘기를 못 들어봤는데 SK에서 듣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전했다.

2020~2021시즌 KBL(한국농구연맹) 신인상은 7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오재현 외에 김진영(삼성), 박지원(KT), 이윤기(전자랜드) 등이 신인상 후보에 올라 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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